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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추천 음악

곽윤찬 외 _ <I Am Melody: Vol.2>

곽윤찬 외 _ <I Am Melody: Vol.2>
2010년과 특히 2011년은 오디션과 서바이벌이라는 닮은꼴 형제가 대중매체를 장악했던 해로 기억되지 않을까. 이미 몇 해 전의 일이긴 하지만, 우리는 키가 작고 배가 불룩한 평범한 영국 남성이 자신의 삶의 무게를 뚫고 솟구쳐 올라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던 사건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자신의 삶에서도 그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소망하며, 각자의 숨겨왔던 꿈의 보석함을 열어 떨리는 마음으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바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기성가수 역시 오디션은 아니지만, 음악인으로서 이름과 자존심을 걸고 경쟁을 펼친다. 매주 미션에 따라 다른 누군가의 작품을 재해석하여 온 힘을 다해 노래하며, 손에 땀을 쥐고 결과를 기다린다. 이것이 근래에 텔레비전의 채널을 돌릴 때마다 늘 마주치는 광경이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한 평가는 사람들의 머릿수만큼이나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지금 한국은 오디션과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공헌(?)으로 인해 지나간 노래를 다시 부르고자 하는 열망으로 그 어느 때보다 들썩이고 있다는 것이다. 옛것을 누가 더 파격적이고 신선하게 재현하는가에 대중은 촉각을 곤두 세운다.
찬송가의 멜로디에 재즈의 옷을 입힌 <I Am Melody> 두 번째 앨범은 그런 의미에서 시의적절하다(재즈의 측면에서 보면 스탠더드 넘버에 대한‘ 다시 부르기’는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의 지휘 아래 모인 국내 정상급 대중가수들은 각자가 가진 음악적 재능을 현대적이고 세련된 편곡에 맞춰서 마음껏 뽐냈다. R&B 보컬의 진수를 보여주는‘ 너 근심 걱정 말아라(나얼)’,‘ 주의 친절한 팔에 안기세(김범수)’, 재즈와 힙합을 접목한‘ 예수 나를 사랑하시고(다이나믹 듀오)’, 오르간 반주 하나에 목소리를 얹은‘ 시온성과 같은 교회(영준)’,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조승우의 장점을 잘 살린‘ 오 놀라운 구세주(조승우)’, 11-12월 우리 잡지의 표지 모델이기도 한 박지윤의‘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풍성한 잔칫상 펼쳐 놓았다. 찬송가에 지루함을 느끼는 젊은 기독교인은 물론이고, 비기독교인의 귀까지만족하게 할 수 있는 음반을 만들었다는 점에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박수를 보낸다. 곽윤찬은 2010년 7-8월 호‘ 사람과 사람’ 코너에서도 만날 수 있다

김주헌 _ <Two Fathers>

여기, 널리 알려진 복음성가와 찬송가를 재즈 피아노 트리오로 연주한 또 하나의 음반, <Two Fathers>가 있다. 재즈피아니스트 김주헌은 자신에게 삶과 소명을 준 두 분의 아버지two fathers, 곧 하나님 아버지와 육신의 아버지인 김석균 찬양 선교사에게 자신의 두 번째 앨범을 헌정한다. 그는 이 음반에 수록된 열두 곡 중 절반은 찬송가를, 나머지 절반은 부친이 작곡하여 한국교회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복음성가들을 선택했다. 모든 곡이 다 깔끔하고 단정하지만, 찬송가보다는 김석균의 복음성가가 김주헌의 독특하면서도 절제된 곡 해석의 특징을 더 잘 드러내 준다.‘ 예수가 좋다오’,‘ 찬양이 언제나 넘치면’과 같은 곡들을 늘 교회의 찬양집회나 부흥회에서 정박의 포르테로 흥겹게 부르던 성도들에게는 건반 위에서 가벼운 엇박자로 사뿐사뿐 움직이는 김주헌의 연주가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Cross K.C _ <Fly Again>

표면적으로 볼 때, 기독교음악에서 음악 형식에 대한 시비는 지난 세기에 비하면 덜 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교회 내에서는‘ 기독교음악은 이래야 한다’라는 암묵적인 잣대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Cross K.C는 이런 편견에도 전혀 거리낌 없이 꿋꿋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에 자유롭게 신앙을 담아내고 있다. 엄격한 기준이 요구되는 목회자의 자녀로 태어났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끼를 발산하기 위해 래퍼의 길을 걸었고, 이제는 랩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신 문화 사역자의 사명을 다하고 싶다는 Cross K.C의 고백을 통해 많은 이들이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다윗도 소싯적부터 끼가 많아서, 왕이 된 후에도 하나님 앞에 춤추고 노래하고 마음껏 뛰놀지 않았던가. 글 정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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