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9회 서울기독교영화제가 6일간
의 여정을 마쳤다. 영화와 함께 울고 웃은 모든 이들과 끝까지 지켜봐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연출
한 이란 영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은 화제작 중에하나였다. 영화가 끝나고 잇따라 열린‘ 시네 토크’에는 윤리학자와 가족 상담학자 그리고 영화학 박사가 패널로 참여했고, 관객 중에는 영화감독뿐만 아니라 심리학자, 아랍어과 교수 등 다양한 인사들이 함께했다. 이란에서 온 이 특이한 영화는 우리가 평소에 접할 수 없었던 무슬림의 모습을 잘 투영해 보여준다. 이 영화는 온 객석을 가득 메운 한국 크리스천 관객의 마음에 조약돌처럼 던져저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
전형적인 이란의 중산층인 씨민과
나데르는 이혼을 원한다. 씨민은 딸 테르메의 교육을 위해서 여자에게는 숨이 꽉막힐 것 같은 가부장적인 이란을 떠나고 싶고, 나데르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혼자 내버려 둘 수 없다. 모든 영화의 캐릭터는 이러한 딜레마 상황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객에게서 심리적 동질성을 끌어내어 그들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남편 호잣트가 실업자가 되어 집안의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일자리가 필요한 라지에는 씨민이 친정집으로 돌아가 버린 나데르의 집에 아버지를 돌봐줄 사람으로 고용된다. 치매에 걸린 노인을 돌보는 일은 라지에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일이다. 게다가 몸을 씻겨야 한다니!‘ 코란에서는 외간 남자의 몸을 씻기는 것을 금지하지 않았던가?’ 혼란스러운 라지에는 다음 날 자기 대신 남편 호자트를 그 집에 보내기로 나데르와 합의한다. 그런데 호자트는 출근하는 첫날 집으로 들이닥친 빚쟁이들 때문에 경찰서에 끌려가고 별 수 없이 라지에가 딸 소마예를 대리고 나데르의 집에 온다. 그리고 그날의 사건이 벌어진다.
이 영화뿐만 아니라
최근 호평 받은 작품들 중에서 <인 어 베러월드>, <그을린 사랑>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지니는 혹은 느끼는‘ 보편성’이다. 전자는 윤리적 양심과 신앙적 갈등에서 오는 보편성을, 나머지 두 작품은 복수와 용서라는 딜레마에서 오는 보편성을 말한다. 언급한 세 작품의 시 공간을 대한민국에 옮겨 놓으면, 그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나 혹은 옆집 아줌마일 수 있다. 또 우리 교회와 공동체에 속한 지체들로 대치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영화에서 보여주는 보편성스토리텔링을 하는 모든 문화 형태에 적용된다은 관객들을 설득하기 위한 최적의 스토리텔링 방식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에는 ‘보편적인’ 이라는 단어를 포함해야 한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가 또 위 두 작품과 대비되는 지점은 표현 방식에 있다. 후자의 경우는 일대기적 서사 구조에 그 바탕을 둔 반면 이 영화는 사건의 흐름에 초점을 맞추는 장르영화 플롯을 지니고 있다.
씨민과 나데르의 관계와 라지에와 호잣트의 관계는 입체적으로 상호간에 첨예하게 대립한다. 심지어 어린 라지에의 딸 소마예도 자신의 관점과 보편성이 존재한다.
이들의‘ 작은’ 사건을 통해서 이란이라는 ‘큰’ 사회를 들여다본다. 영화가 끝난 후 잇따른 시네 토크에서 이란 남자를 남편으로 둔 어느 한국 여성 관객의 소회가 재미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은 자기집에서 조차 히잡을 두르고 있어요. 사실, 무슬림들은 집에서는 히잡을 두르지 않아요. 그런데 저것은 실제 영화를 촬영하는 현장에서 여자 배우들이 다른 스태프들과 섞여 있기 때문에 히잡을 두른 거예요.” 듣고 보니 그렇다.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나의 무지는 그 문화를 알지 못한 데서 온 것이다. 왜 이 영화를 서울기독교영화제에서 상영했냐는 질문이 담긴 마이크가 화살처럼 나에게 튕겨졌다. 내가 느낀 영화적 보편성, 즉 그들이 고민하고 갈등하는 이기심과 딜레마의 모습에 투영된 우리 크리스천들을 봤기 때문이다. 영화제 프로그래머로서 관객과 함께 느낄 때 나는 가장 보람있다. 글 조현기(기독교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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