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는 SBS에서 <밤이면 밤마다> 후속으로 올여름부터 시작한 토크쇼다. 방송인의 지친마음을 치유해준다는 내용의‘ 당신의 마음을 충전’하겠다는 의기양양한 예능프로그램으로,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이 진행한다

 

상처받은 당신을 위해 마련한 자리에 앉다 옥주현이 한참 네티즌의 공격을 받고 있을 무렵 출연한 프로그램이 바로 <힐
링캠프>다. 당시 옥주현은 무슨 말을 하든지 논란이 일어나 엄청난 비난을 받는 상태였다. 이번엔 옥주현이 출연했던 <슈퍼스타K>의 편집이 문제였다. 방송을 통해 그녀는 선배의 말을 무시하는 사람으로 비쳤고, 그래서‘ 옥주현은 건방지다’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이후 그와 관련하여 <슈퍼스타K> 방송사 사장이 옥주현에게 사과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네티즌의 비난은 줄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선 섣불리 방송에 나가기 어렵다. 그때 그녀가 선택한 프로그램이 바로 <힐링캠프>다. <힐링캠프>는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논란을 조장하거나 편집으로 재미를 만들어내는 데에 치중하지 않고, 출연자를 배려한다. 흠집을 내거나 부각하지 않고, 출연자의 상처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옥주현이 그 긴장된 시기에 이 프로그램을 선택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출연자의 이미지가 어떻게 되건 가장 자극적인 구도로 편집하는 데에 급급한 요즘 세태의 피해자인 옥주현이 선택한 프로그램답게 <힐링캠프>는 출연자의 말을 찬찬히 들어준다. 제작진은 몇 초마다 한 번씩 자극을 줘야 하고, 웃겨야 한다는 강박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힐링캠프>에 출연한 사람들은 개인기를 보여주려 애쓰거나‘ 센’ 이야기로 웃기려고 노력하기보다, 살아온 이야기를 담담히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눈물이 터져나온다. 누구에게나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흘러내리는 아픔이 있게 마련이니까. 옥주현은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콧물약을 먹고 촬영했지만 결국 촬영을 중지하고 울었다.

마음속 이야기를 풀어 함께 나누다 사람에겐 마음속에 묻어놓은 상처를 이야기하고 싶은 욕구, 이해 받고 공감 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런 걸 하지 못하면 결국엔‘ 울화병’이 생긴다. 이미지 관리를 해야 하는 연예인들은 그런 울화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고, 그들이 이야기와 함께 눈물을 터뜨리는 걸 받아주는 것 자체가 출연자에겐 치유의 의례가 된다. 그런 과정을 지켜보는 시청자의 마음도 정화된다. 이것이 <힐링캠프>의 미덕이다.
직종의 특수성 때문에 연예인들이 특히 마음에 쌓인 것이 많긴 하겠지만, 요즘엔 일반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점점 차가워져 가는 사회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소통하고 위로받는 경험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 현실이 차갑기 때문에 요즘 사람들이 미니홈피나 인터넷 카페, SNS 서비스에 열광하는 것일 게다. 그런 것을 통해서라도 사람과 관계를 맺고 싶고, 자기 고백을 하며 이해와 공감을 받고 싶은 간절함이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얼마나 깊은 관계가 생기겠는가?

우리가 현실에서 서로에게‘ 힐링 캠프’가 되어주면 어떨까? 모두 서로의 말을 경청해주고 위로해준다면 우리 사회가 거대한 힐링 캠프가 될 것이다. 연예인의 눈물만 TV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도 친구와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재근|날라리의 기질과 애국자의 기질을 동시에 타고 났다. 그래서 인생이 오락가락이다. 어렸을 때 잠시 운동권을 하다, 20대 때는 영상 일을 했었고, 30대 초중반부터 다시 운동권이 됐다가, 요즘엔 다시 날라리로 돌아가 대중문화비평을 하고 있다. 때때로 책도 쓰며 인터넷 아지트는
http://ooljiana.tistory.com 이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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