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주연 : 오다기리 조, 오츠카 네네, 마에다 코키, 마에다 오시로


기적miracle, 영영 손에 잡힐 것 같지 않은 너무나 먼 대상이다. 그저 지갑 속에 넣어두고 잊어버린 복권처럼, 존재가 위안이 되는 그 무엇이랄까. 하지만 이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기적’이라는 막연한 대상에게 좀 더 가까이 접근한다. 애초 일본 신칸센과 관련하여 기획된 프로젝트였던 이 영화는 한 남자가 신칸센을 타고 과거로 여행하는 각본이었단다. 회상에 잠긴 남루한 남자와 과거로 여행이라니, 맙소사, 지루하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길, 이 영화에 그런 사람은 안 나온다. 대신 귀여운 매력으로 무장한 어린이들이 올망졸망 등장한다. 이 아이들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기적’이라는 두 글자, 그 신비로운 단어조차 잊은 채 그저 그런 오늘을 사는 어른들에게 한 수 가르친다.
아이들은 신칸센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소원을 말하면 기적이 이루어 진다고 믿는다. 그래서 ‘선생님과 결혼하기’부터 ‘그림 잘 그리기’, ‘빨리 달리기’, ‘죽은 강아지 살리기’ 등의 이상한 소원을 이루기 위해 꾀병 조퇴로 의기투합! 기적을 찾아 떠난다. 부모의 별거로 떨어져 살게 된 주인공 형제도 이들 중에 있다. 형 코이치마에다 코키는 먹고사는 게 늘 걱정인 현실적인 엄마오츠카 네네와 함께 화산재 풀풀 날리는 가고시마에 살고, 동생 류노스케마에다 오시로는‘ 좀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음악’인 소위 인디음악을 하는 철부지 아빠오다기리 조와 함께 후쿠오카에 산다. 형이 바라는 기적은 살고 있는 동네의 활화산이 폭발하는 것이다. 그러면 후쿠오카로 이사해 예전처럼 가족이 함께 살 수 있을 거라는 대범한 계산이다. 동생은 이런 형의 속마음도 몰라주고 ‘슈퍼카를 타고 싶다’는 둥 철없는 소리만 하다가 결국 ‘아빠가 하는 일이 다 잘되게 해 달라’는 기특한 소원을 빈다.
이야기는 신칸센 두 대가 만나는 그 순간을 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순간보다 그곳까지 함께 가는 여정에 무게를 둔다. 감독은 아이들이 여행 중에 만난 꽃과 길, 사람과 사연들을 차분한 시선으로 담고 있다. 일어나지 않는 기적을 받아들이는, 아이들 눈동자에 담긴 먹먹한 성장통까지도 놓치지 않은 채 말이다. 아이들의 소원은 신칸센이 교차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파편처럼 각자에게로 흩어진다. 영화가 이들의 소원을 끝까지 좇지 않는 이유 역시, 각자가 기적을 마주하는 방식을 주목하기 때문이다. 일어나지 않는 기적에 좌절하는 것도, 작은 기적에 감사하는 것도, 원하는 기적은 아니지만 이미 이루어진 다른 기적에 만족하는 것도, 모두 각자의 몫으로 열려 있는 셈이다.
여행에서 돌아온 일상은 밍밍한 맛의‘ 가루칸 떡’같다. 정성 들여 빚어내는 하루는 그 수고에 비해 맛이 너무 밍밍하다.‘ 오늘’이라는 작은 기적, 입에 넣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지게 맛있는 건 아니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그 미묘하고 깊은 맛을 알게 된다. 그래! 기적은 생각보다 소박하며, 집요하게 캐내야 하는 현실적인 대상인지 모른다. 그러므로 소소한 기적의 충돌을 즐기며 매일에 내려진 기적을 찾아 여행하는 그대의 삶에도 당.연.히. 진짜로 일어날지도 모른다, 기적! 글 심윤정(제9회 기독교영화제 프로그래머)

부러진 화살
감독 : 정지영
주연 : 안성기, 박원상, 나영희, 김지호


이른바 ‘판사 석궁 테러사건’으로 알려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법정드라마. 절대 권력인 사법부의 불합리에 맞서는 교수 김경호안성기의 카리스마가 영화를 압도한다. 판결에 결정적 단서인 ‘부러진 화살’이 없는 상태에서 강행되는 재판. 이에 맞서는 주인공의 우직하고 고집스러운 ‘바른말’이, 어딘가 석연치 않은 시절을 사는 우리에게도 유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이다. 또한, 이 영화가 실재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쳐 제 2의 <도가니>로서 반향을 불러일으킬 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아티스트(The Artist)
감독 :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주연 : 쟝 듀자르딘, 미시 파일, 존 굿맨


1927년 할리우드, 무성영화계의 톱스타 조지(쟝 듀자르딘)는 유성영화 바람이 불며 퇴출위기에 몰리지만, 유성영화계의 신예 페피미시 파일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형식과 내용 양면에서 전형적인 할리우드 고전처럼 보이는 이 영화는, 바로 그것을 노리고 철저하게 연출된 영리한 영화다. 익숙한 와이드스크린 비례 대신 가로 본능 답답증이 밀려오는 화면비율에다 흑백 무성영화지만 미리 겁내지 말고 용감하게 도전해보시라! 뮤지컬 영화의 탄생 비화를 챙겨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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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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