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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읽다/뉴스 따라잡기

2012년은?

5.5% 2007년 가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론 조사는 재미있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응답자의 5.5%만, 대통령 후보자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거나 새로운 의혹이 제기돼 그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지금 지지하는 후보를 뽑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더러운 건 참아도 무능력한 건 못 참겠다는 뜻이라고, 언론은 해석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12월, 국민들은 사상 최대의 표차로 대통령을 당선시켰습니다.

56% 2008년 초 한 신문사에서는 국민들이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을 물었습니다. 과반수 응답자가 ‘경제 성장’을 1순위로 꼽았습니다. 그리고 그 해 4월 총선에서 여당은 전체 의석 299석 중에 153석을 얻었습니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여당에 돌아온 의원들까지 합하면 168석으로, 여당은 과반(약 56%) 의석을 얻었습니다. 서울에서 여당이 승리한 지역은, 전체 48개 선거구 가운데 40곳이나 됐습니다. 격세지감인 것일까요? 이렇게 인기가 좋던 여당이,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는 48개 선거구 가운데 불과 7곳에서만 우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총선 때 받은 압도적 지지를 생각하면 여당으로서는 격세지감을 느낄 만도 합니다. 4년 전‘ 경제 성장’이라 답했던 국민들의 실망 때문일까요?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어려운 경제 사정 때문인지 아니면 연이어 터지는 의혹들 때문인지,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대통령의 인기도 4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진 게 분명해 보입니다. 민심의 변화는 경제 사정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능력’ 못지않게 ‘도덕성’도 중요하다는 여론 조사 결과에서 보듯, ‘도덕성’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민심은 변하고 또 그 이유에 대한 해석도 언제나 딱 한가지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정치권에만 책임이 있을까요? 참여정부 시절‘, 이게 다 대통령 때문’이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뽑은 사람들 중 상당수는, 5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5년이 흐른 지금, 이게 다 대통령 때문이라는 말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난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번 정부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도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난 선거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쪽이 아니면 저쪽을 뽑는 식으로 정치권에 책임을 돌릴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담 2012년은요?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실패했다는 평가를 듣는 정부를 뽑은 것도, 그러한 정부 말고 다른 정부를 출범시키지 못한 것도 결국은 유권자들이라는 겁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전체 유권자의 37%는 투표를 하지 않았고, 총선에서는 절반 이상의 유권자가 투표장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12년은,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선거가 함께 있는 해입니다. 20년에 한 번 돌아온다는 바로 그 해 말입니다.

조현용|커다란 머리만큼이나 세상의 아픔을 돌아보고 알리고 싶은 MBC 기자. 사실 부지런하기보다는 게으르고 한곳에 머무르기보다는 여러 나라를 개 마냥 싸돌아다니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하고, 화려한 밥상보다 오직 맛있는 연유가 들어간 모카빵을 좋아하는, 크리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