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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2012 01-02 문화, 잔치를 벌이다

문화, 잔치를 벌이다 4│여행, 착하게 떠나자! │ 착한여행 김시온 팀장


우리는 작은 것 하나에도 의미를 담고 싶어 하지요.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가 모여 세상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 문구에 마음만 설레던 분들, 올해는 용감하게 떠나보리라 다짐하시는 분들께 소개합니다. 여행에도 작지만 소중한 의미와 마음을 담은, 공정여행 · 책임여행 · 착한여행을 만들어가는 남자, 김시온 팀장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김주경 · 사진 제공 김시온 

생글생글한 웃음으로 기자들을 맞아주던 김시온 팀장님은 한 눈에
도 인상이 선해 보였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수줍은 구석도 있으셨어요. 하지만 공정여행 이야기로 접어들자마자 이내 두 눈은 반짝이기 시작했고 목소리는 높아지더군요. 자신이 하는 일을 얘기할 때 두 눈이 반짝이는 사람이라니,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더라구요.

함께 풍부해지는 여행
관광경영학도였던 이십 대 초반의 청년 김시온은 우연하게 공정여행을 만납니다. 아울러 자연스레 기존 여행사들의 관행이 빚어낸 폐해들에 눈 떴지요. 생각해볼까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이 정작 우리 지역 경제에 한 치도 보탬이 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이와 같은 상황이 정확히 아시아 여러 관광지에서 한국 관광객을 통해 일어나고 있다지요. 더군다나 여행사들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원가 이하의 여행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그 손해액은 현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덤핑 된 가격으로 판매되는 물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통해 고스란히 메워지고요. 이런 방식의 여행을 되풀이하면 현지의 생활 경제권은 그 나름대로 손해를 입고, 여행사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은 늘어만 가지요. 공정여행은 바로 이런 상황들을 개선해보고자 시작됐다고 해요.
“여행자 중심의 여행 상품을 만들지 말고 우리가 모두 같이 할 수 있는 여행 상품을 만들자”는 것이 <착한여행>의 기본 원칙입니다. 여행자뿐만 아니라 여행사, 현지 주민, 직원 모두 함께 지속가능한 여행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죠. <착한여행>은 철저히 현지 경제 수익을 올려주는 서비스들을 이용하고, NGO나 시민단체와 연계하거나 공정무역 현장까지 체험할 수 있는 여행 상품들을 기획한다고 합니다. ‘보고만 오는 여행, 사진으로만 담아오는 여행이 아닌, 내 마음에 담아오는 여행, 현지인들과 친구가 되는 여행’을 하자는 뜻이죠.
공정여행을 다녀온 여행객 중에서는, 한국에 돌아와서 자신이 다녀온 마을 아이들 학용품 값을 하라며 거금을 선뜻 내놓은 분도 계셨다고 합니다. 봉사 활동을 다녀왔던 대학생들은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옷가지들을 모아 다음 떠나는 팀 편에 보내기도 했다고요. 이 정도면, ‘여행은 사람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팀장님의 말씀이 허울이 아닌 것 같네요. 다른 이들의 삶뿐만 아니라 내 삶까지도 함께 윤택하게 하는 여행, 팀장님께서 강조하시는 공정여행의 이점이었습니다.


여행의 시작은 배려, 아니겠어요?

자신의 휴식, 여가를 위해 떠난 여행이 남에게는 피해가 된다면, 그런 여행은 다시 생각해봐야겠지요. 그런데 무슨 피해가 생길까요? 김시온 팀장님에게도 그런 질문이 많았다고 해요. 한 사람의 여행이 어떻게 환경을 파괴할 수 있는지, 어떻게 지역사회의 경제가 파괴될 수 있는지요.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가 생각지 못한 걸 발견했어요. 개개인의 여행일 수 있지만, 한 명이 두 명이 되고, 열 명, 백 명, 만 명이 되면 문제는 확연히 드러나지요. 공정여행은 이런 문제점을 생각하며, 좋은 여행을 좀 더 지속가능하게 계속 하자는 겁니다.
‘그 좋은 여행을 좀 더 지속가능하게 계속하자’는 말씀에서 여행을 사랑하고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팀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엿보였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만드는 여행, 그리고 그 속에 있는 나. 생각만으로도 고운 미소가 생깁니다. 비록 일반 여행사들과 비교하면 가격만은 착해 보이진 않지만, 그건 웃돈이 아니라 제값을 내는 거니까요. 또 세상에는 돈보다 소중한 가치들이 있는 법이니까요.
대화의 끝 무렵, 성지순례와 단기 선교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거기에도 공정여행의 정신을 대입시켜 봐야 할 필요가 있었어요. 이스라엘 땅이 간직하는 과거의 유산뿐만 아니라, 현재 그 땅이 앓는 아픔과 눈물들도 보는 성지순례. 이사 가듯 한 짐 꾸려 떠나는 관광이 아니라, 예수께서 제자들을 보내실 때의 그 단출함을 닮은 성지순례. 선교하는 ‘우리’가 아니라 선교 당하는 ‘그들’의 입장을 세심하게 고려하는 전도여행이어야 하겠지요.
자, 여행도, 배려도 함께 살펴보았으니,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요. 동행을 물색하고 자금을 모아야겠지요? 여러분의 용기 있는 몸짓을 응원합니다. 




김시온 팀장이 추천하는, 2012년 여행을 계획하는 당신을 위한 추천지
 

라오스(2008년 뉴욕타임지가 뽑은 추천 관광지 1위)

추천 이유 : 다른 나라에 비해 놀 거리나 볼거리가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사람들이 가장 큰 매력. 아직 개방
이 덜 되었기 때문에 전통과 문화와 자연을 잘 보존하고 있다.
여행 목적 : 관광문화에 찌들지 않은 자연과 사람들에게서 소박하고도 잔잔한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

여행 추천지


라오스에서 함께할 수 있는 NGO 단체. 빅 브라더 마우스Big Brother Mouse
 

라오스 청년들이 만든 NGO 단체로, 라오스어로 된 책을 만들어 여행객들에게 판다. 여행객들은 약 2달러쯤 하는 그 책들을 사서 그 자리에서 다시 기부 할 수 있다. 그렇게 모인 책들로 마을이나 학교의 아이들을 위해 책 파티를 연다. 물론 기부자들도 참석할 수 있단다. 여행객들의 작은 행동들이 누적되어 착한 일들을 일궈나가는 셈.

라오스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정무역. 옥 팝 톡ock pop tok


옥팝톡은 라오스 어로 ‘서양과 동양의 만남’이란 뜻. 손재주가 좋은 라오스 소수민족들이 공예품을 만들어 판다. 원래 라오스 소수민
족들은 화전민으로 살았는데 정부가 화전을 금지하면서 도시로 유입되어 슬럼가를 형성했다. 그들의 자급자족을 위해 옥팝톡은 수공예 전통 기술을 현대화하여 직접 제작 및 판매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여행객들에게는 구매뿐만 아니라 직접 체험할 기회도 제공한다고 하니. 이것이 진정한 체험여행이리라.

김시온 블로그
http://blog.naver.com/kenion
㈜ 착한여행 02-701-9071~2
http://www.goodtrave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