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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편집장의 편지

편집장의 편지 2012.3

그래요, 제 명함입니다. 처음 편집장으로서 
받았던 명함을 다 소진하고 다시 주문해 받은 명함입니다. 내 이름을 새긴 이 명함을 들고 꽤나 막중한 짐을 얹은 채 지금까지 많은 곳을 다녔습니다. 어쩌면 당신을 만났을 수도, 지나쳤을 수도 있을 테지요. 어떤 거리에서, 그 시간에 말입니다.
그렇게 다닐 수 있었던 것은 명함에 새긴 <오늘>이라는 이름의 확장성을 소망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삶을 드러내주면 그것이 내게로 와 씨앗을 만들고, 그것을 다시 현실화해 잡지에 안착시키면 누군가의 꽃이 될 것을 소망하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당신과 나는 만납니다.
당신도 알겠죠. 우리가 사는 이곳, 그리고 이 사회에 만연한 부정한 바람이 세차게 당신과 내 얼굴을 할퀴고 간다는 것을요. 부정한 기운을 느끼지만, 반하는 선한 무리가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자리잡고 있음을, 그리고 그들의 깊이를 또한 알고 있을 테지요. 그리곤 다시금 아무것도 없는 그 자리에서 꽃과 잎을 산출해 내는 봄 기운을 누리고 싶을 게지요.
봄의 기운은 겨우내 내 몸에 남아 있는 찬 기운을 몰아내고 마음 속 품고 있는 빈 공간에 그 무엇을 여지없이 솟아오르게 합니다. 그렇습니다. 채움을 만끽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번 <오늘>의 특집은 싹, 틔움입니다. 싹을 틔우는 그 공간을 찾아가 마주대하며 앉아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 빈공간, 죽어 있던 공간에 자신만의 기운을 가득 채워 아름다움을 꽃 피우는 곳. 그곳이 우리의 시선이 머물러야 할 곳인지 모릅니다. 서성이지 마시고 당신도 이봄, 당신의 공간을 자신의 아름다움으로 채우기를 기대할께요.
4페이지가 늘었습니다. 디자인도 꽤 혁신적인 진보를 보였습니다. 부디 잘 적응하시기를, 그리고 즐기시고, 또 고민하시기를.
새롭게 ‘말사장의 좋아서 하는 여행’ 과, 이경희 님의 ‘살림의 나날’ 을 시작합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햇빛아래 노니는 삶’ 은 구례에서 노니는 아가씨 김루 님입니다.
곧 <오늘> 블로그가 새롭게 시작합니다. 더 많은 나눔과 더 깊은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더 가까이서 만날 것입니다. <오늘>의 블로그로 오십시오.
따뜻함을 머금은 새봄의 자락이 당신의 시간에, 그리고 당신의 그곳에 머물러 당신의 존재를 트이기를…
편집장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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