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리턴투햄릿>
기간 : 4월 8일(일)까지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A 하면 떠오르는 B’, 공식처럼 연결되는 것들이 있다. ‘고전 영화’ 하면 <시민 케인>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역시나 ‘연극’ 하면 내가 첫 고전 정극으로 만났던 <고도를 기다리며>와 <햄릿>이 번득 떠오르듯이 말이다. 하지만 ‘떠오름’ 이 ‘지식’ 은 아닌지라, 그것을 소재로 한 대화는 이내 불편해진다. 잘 모르니까. ‘ 햄릿’ 도 그런 몹쓸 녀석이다. 영화로만 맛보았던 햄릿이 여전히 누구인지 잘 모른 채 원작에 가장 충실했다는 유인촌의 <햄릿>을 13년 전에 조금 가까이서 들여다보긴 했지만, <리턴 투 햄릿>을 보는 오늘도 난 변함없이 햄릿을 잘 모른다.
‘햄릿’ 하면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밖에 모르는 무식. 이것이 글 쓰는 이의 양심을 건드려 뒤늦게 ‘햄릿’ 을 읽어야겠다, 다짐했지만, 결국 40년 묵은 게으름은 결심을 넉넉히 이기고야 말았다. ‘차라리 연극을 통해 다시 햄릿을 배우자’ 라는 얄팍한 제 2의 목표를 세운 채 극장을 들어섰다. 나뿐이랴, 많은 이가 아마도 같은 생태적 부담감을 안고 며칠을 보내다가 나와 똑같은 이차 목표를 품고 앉아 있을 것이라는 위로를 자신에게 보내면서 말이다.
그래서, 장진연출은 똑똑하다. 시대의 이야기꾼 장진은 나와 같이 ‘ 척하는 인간’ 들의 현실과 심리를 알고 있었다. ‘햄릿’ 을 잘 몰라도 양심에 금이 안 가도록 친절한 배려를 해 놓았다. 다행인지 실망스런 일인지, <리턴 투 햄릿>은 햄릿을 이야기하지 않고 ‘ 햄릿’ 을 담는 연극과 연극인을 이야기한다. 꼭 <다큐멘터리 3일>의 한 부분 같다. 햄릿 속의 대사와 장면이 등장하지만, 그것은 배우들의 연습을 통한 맛보기일 뿐이다. 무대 위의 햄릿과 클로디어스와 거트루드는 온데간데없고, 햄릿의 대사로 생계와 인기를 유지하는 배우들의 무대 뒤 ‘ 날 것 삶’ 을 편집 없이 공개한다. 덕분에 햄릿을 공부(?)하려 했던 내 엉뚱한 학구열은 여지없이 된서리를 맞았지만, 마음은 유쾌, 평온해졌다.
또한, 고뇌에 차 있지만 우유부단한 지성인인 햄릿의 대사, ‘ To be or Not To be’ 는 연극판에 있는 모든 배우의 음성이라는 걸 알았다. 더럽고 세속화된, 밥 벌어먹기도 어려운 연극판일지라도 떠나면 사람 대접을 받고 살지는 몰라도 무대 위에서 ‘ 살아 있는 나’ 는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 얼굴에 떡칠하고 지우고 술 마시고 또 떡칠하는’ 밑바닥 3D 저급 인생을 살아간다 하더라도 무대 위에서 헐떡이며 ‘ 숨 쉬는 나’ 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 무대 위에서 나는 계속 존재할 것인가. 사라질 것인가?’ 이 질문이 이 시대 <햄릿>을 연기하고 만들어가는 연극인의 실존인 셈이다.
그 고민과 희락, 열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사람으로서 배우를 그려주어 좋다. 현실에서 경쟁하고 티격태격하는 속물의 모습도 좋다. 동숭아트홀 무대의 안정감과 마이크 없이 전달하는 원색의 목소리는 집중도를 한층 끌어올려 준다. 뭔가 밋밋하고 아쉬운 듯 느껴져도, 이 작품을 20대에 썼다는 장진의 이야기 제조 능력엔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베테랑 배우 김원해의 능수능란한 연기에 빠져들고, 무대 감독을 맡아 연기한 김슬기라는 배우를 발견하는 것도 재미있다. 여기에 장진의 전공이라는 마당극 형식의 도입과 극 중 ‘ 칼의 고백’ 의 기발한 조합은 10점 만점에 10점이다. 글 박주철(전천후문화반응자)

연극 <모범생들>
기간 : 4월 29일(일)까지
장소 : 대학로 아트원 씨어터 3관 (02-762-0010)

웰 메이드 연극으로 소문이 난 작
품. 신들린 듯한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 대본의 삼박자가 완벽하다고 칭찬 일색이다. 탄탄한 구성과 치밀한 짜임새에 젊은 감각의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자랑하는 작품 <모범생들>.
상위 3%를 누리고 노리는 대한민국 수험생 4명의 교실 이야기에 우리의 과거와 현재가 담겨 있다. 재치와 유머, 비수 같은 현실의 날카로움을 너무도 리얼하게 잘 버무린 엄친아들의 무대로 초대한다.

뮤지컬 <달고나>
기간 : 5월 28일(월)까지
장소 : 코엑스 아티움 현대아트홀 (02-738-8289)

TV에 <콘서트 7080>이 있다면 무대엔 <달고나>가 있다. 2004년, 첫 무대에 오른 복고 뮤지컬의 종결자, <달고나>가 3년 만에 8번째 시즌으로 다시 돌아왔다. 서울연극제에서 ‘관객이 뽑은 인기상’에 빛났던 그 명성을 다시 확인할 기회다. 달고나의 달달한 추억을 되새기는 7080세대뿐 아니라 신세대에게 도 마음을 훈훈하게 해 줄 작품이다. 무대에서 만나는 박현빈과 홍록기는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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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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