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멸망보고서
감독 : 김지운, 임필성
출연 : 류승범, 고준희, 김강우, 김규리, 송새벽, 진지희, 배두나, 박해일(목소리)

늘 같은 반찬만 올라오던 밥상에 별미가 올라온 것처럼 반갑고 반짝이는 영화가 나왔다. 김지운 감독의 <천상의 피조물>, 임필성 감독의 <멋진 신세계>와 <해피버스데이>, 이 세 개의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 바로 <인류멸망보고서>다.

인공지능 로봇 RU-4를 인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단순 고장을 빙자하여 해체하겠다는 제조사와 진정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믿는 승려들이 팽팽히 대립하고<천상의 피조물>, 썩은 사과 하나를 분리수거하지 않아 발생한 좀비 바이러스로 도시를 초토화하며<멋진 신세계>, 아빠가 아끼는 8번 당구공을 실수로 잃어버려 정체불명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문한 당구공 하나가 2년 뒤 거대한 혜성이 되어 날아와 지구의 멸망<해피버스데이>을 가져온다.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감독의 상상과 실험을 자유롭게 펼치기에 제약이 많은 장편영화와 달리, 이 영화는 단편다운 상상력과 실험이 가득하며, 풍자적 요소를 곳곳에 심어 놓아 관객에게 이를 발견하는 재미를 준다. 그러나 <레디메이드 보살>이라는 SF 원작소설을 각색한 김지운 감독의 <천상의 피조물>은 ‘김지운’ 이라는 이름값에 비해 다소 실망스럽다. 짧은 러닝 타임 내에 원작의 심오한 존재론적 화두를 모두 욱여넣으려는 욕심이 영화를 지루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비해 임필성 감독의 <멋진 신세계>와 <해피버스데이>는 독특한 코미디 감각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빛난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SF, 좀비, 종말론이라는 장르와 다양한 배우의 다채로운 연기를 영화 한 편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여러 명의 카메오 중에서 특히 시민단체 논객으로 나오는 봉준호 감독이 출연한 씬은 관객을 포복절도하게 한다.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영화 <괴물>에 임필성 감독을 출연시켜 고생하게 한 것에 대한 복수란다. 할리우드가 아닌 ‘한국식 SF 영화’ 가 독립영화관이 아닌 ‘일반 극장’ 에서 상영된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화지만 그동안 익숙한 장르와 이야기 구조만 접해오던 관객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한 특별한 만찬이 될 것이다. 글 최새롬

비버
감독 : 조디 포스터
주연 : 멜 깁슨, 조디 포스터, 안톤 옐친, 제니퍼 로렌스

번듯한 장난감 회사 사장인 월터. 그러나 우울증으로 무기력해져 회사와 가정은 위기에 처했다. 아버지를 증오하는 큰아들의 방은 아버지의 습관을 닮지 않으려 습관 목록을 적어놓은 포스트잇으로 가득하고, 학교에서 외톨이가 된 둘째 아들의 꿈은 ‘투명인간이 되는 것’ 이다. 아내는 온갖 시도를 다해 봤지만 더는 나아질 기미가 없는 상황에 지쳐 월터에게 별거를 통보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간다. 자살 시도에 실패한 다음 날 깨어난 월터의 오른팔에는 비버 손인형이 끼어 있다. 비버는 월터의 또 다른 자아가 되어 월터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도록 돕는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인형인 비버에 의존할 수는 없는 법. 과연 월터는 비버 없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르마딜로
감독 : 야누스 메츠 페더슨
출연 : 매드 미니, 다니엘 웰비, 라스무스 문케, 김 비르커뢰드

덴마크의 젊은 병사들이 탈레반 진영에서 1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아프가니스탄 최전방 기지 아르마딜로에 나토평화유지군으로 파병된다. 6개월간 ‘ 평화 수호’ 라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그곳의 주민을 만나고, 교전을 치른다. 수류탄을 던지고 총알이 날아들며 병사들이 부상당해 모르핀 주사를 맞는 등의 실제 교전이 생생하게 담겼다. 병사들과 객관적인 거리를 두고 찍었으며 어떠한 주관적 설명도 덧붙이지 않음으로써 관객 각자에게 전쟁과 인간에 대한 판단을 맡긴다. 덴마크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이 작품은 덴마크에 정치적 반향을 일으켜, 법정 심리를 열게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을 받았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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