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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동선예감

별이 떨어질까 두려운 마음으로│제주 강정마을

1년 만에 다시 강정을 찾았습니다. 그동안 마음에 빚을 지고 항상 이곳을 향하고 있었지만, 다시 이 땅을 밟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강정은 1년 전과 참 많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강정을 알고 지지하고 함께 싸우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구럼비는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습니다. 참 미안합니다. 내가 같은 인간이라는 이유로 구럼비에 미안합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공사장 입구의 활동가들과 하루를 시작해 강정포구에서 하루를 다 보내고 민박집으로 무기력해져 돌아오는 어느 날 오래간만에 밤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밤하늘의 별들은 여전히 반짝이고 아름다웠습니다. 별들이 날 위로해주더군요. 구럼비가 생겨나고 사라지더라도 별의 시간에는 한 번 반짝이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인간이 어리석은 행동을 일삼고 구럼비를 파괴하고 탄소를 배출하고 인류의 문명이 사라지더라도 회색의 지구에 별이 몇 번 더 깜박이는 시간이 지나면 새싹이 나고 다른 주인이 나타나 하늘 아래 살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저 자연은 우리를 바라만 볼 뿐입니다. 별들은 단지 인간이 좀 더 자신을 스스로 아꼈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강제욱|사진작가. 전 세계의 환경 문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국내외의 많은 매체와 함께 일하면서 환경 문제를 널리 알리고 있으며, 9회의 개인전과 30여 회의 그룹 전시회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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