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총이
박지훈 · 김여은
홍성사

글을 쓰기에 앞서 문득 ‘리뷰’ 라는 단어의 정의가 막연해졌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였습니다. 새삼스레 국어사전을 펼쳐보니 대충 감상문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은총이 가족의 삶을 제가 ‘감상’ 했다는 게 바른 표현일까 하는 회의가 들었습니다. 감히 다른 이의 삶을, 그것도 눈물로 쓴 한 가족의 사연을 푹신한 소파에 앉은 채 ‘감상’ 한다니요. 괜스레 섣부른 제 글이 도리어 해가 되지는 않을까 염려스러워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지요.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은총이 아빠, 엄마께 쓰는 편지로 이 리뷰를 대신해야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이 책 앞에서 가장 정직할 길일 듯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인간에게 고통을 허락하셨을까?” 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이미 많은 신학자의 훌륭한 답변이 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분들의 의견에 수긍하기도 하지만, 당사자에게 이런 이론을 알려주는 것이 얼마나 위로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몇 권의 책을 통해 얻게 된 섣부른 말이 혹시나 욥의 친구들이 그러하였듯 당사자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히지나 않을까 염려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욥기에 나타난 하나님께서 그러하셨듯이 인간은 도무지 알 수 없는 하나님의 주권으로만 남아있는 영역이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왜 은총이 가족에게 이런 고통을 허락하셨을까?”하는 의문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는 저 역시 두 딸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묻고, 그 응답을 얻기 위해 매달리는 것 외에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아마도 은총이 부모님 역시 마찬가지였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즉각적인 대답을 뒤로 미루시는 하나님께서는 은총이의 삶을 통해 조금씩 그 의문을 풀어주셨습니다.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은 바로 은총이가 하나님께서 주신 ‘평범하지 않은 선물’ 임을 받아들이는 과정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은총이네 가족에게 주신 것은 결코 잔인한 형벌이 아닌, 오히려 우리가 익숙하게 알던 것과는 다른 형태의 ‘기쁨’ 이었다는 것을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은총이를 바라보는 은총이 부모님을 통해,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엿보게 됩니다. 늘 부족하고 연약하기만 한 우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그러한 우리의 연약함을 더욱더 사랑하시는 하늘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을 감히 짐작해봅니다.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하는 은총이 아빠의 모습이 제 가슴에 오래 남는 이유는 늘 우리와 함께 인생이라는 레이스를 완주해 주시는 하늘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골인 지점에서 엄마의 품에 안겨 환하게 웃는 은총이를 보면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이유 역시 힘겨운 삶의 레이스를 마치고 천국에 간 우리가 하늘 아버지의 품에서 그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은총이가 아빠와 함께했던 모든 레이스의 과정을, 그 길모퉁이 한구석마저 모두 즐겁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기억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천국으로 가는 길을 넉넉히 완주한 후에 같은 고백이 나오리라 믿습니다. 언제나 아버지가 나와 함께하셨다는 사실이 바로 ‘진짜 기쁨’ 이었다는 것 말입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는 은총이 아빠의 직업과 관련한 물음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답변으로 확장하셔서 ‘주님께서 세워 주신 은총아빠’ 가 내 직업이라는 신앙고백이 나오게도 하시더군요.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 은총이네 가족은 이미 천국을 앞서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나 하나님과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무엇보다도 기쁘게 여기는 삶. 바로 천국에서 우리가 누릴 삶이 이러한 형태가 아니고 무엇일까요. 결국, 은총이가 아빠와 함께 달렸던 레이스는 단순한 고행의 길이 아닌, 천국의 기쁨이 넘쳐나는 길이었다고 저는 믿습니다. 
하루하루 날이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완연한 봄이 오면 또다시 레이스를 펼칠 하나님의 복음을 주신 몸으로 열심히 살아낼 은총이가 더 많은 이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를 전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오늘’ 을 통해 귀한 만남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글 조정수 liv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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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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