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과 함께 더욱 짙어진 녹음의 계절에 백두산과 북한과 중국 접경 지역으로 비전여행을 다녀왔다. 100번 오면 2번 정도밖에 볼 수 없다는 천지를 짙은 안개로 볼 수 없었던 것을 아쉬움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여행이 주는 의미와 도전은 컸다. 핍절한 현실로 사랑하는 조국을 떠나 낯선 땅에서 의지할 곳 없는 삶을 살아야 했던 조선족 동포의 삶과 역사 자체가 먹먹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광개토대왕과 장수대왕의 무덤과 거대한 비석은 이제는 남의 영토가 되어 버린 곳에서 그곳 국민으로 살아가는 동포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심상치 않게 하였다. 이상설 선생과 윤동주 시인 등의 자취가 남아 있는 대성 학교는 애국과 교육이 인격과 신앙의 열매임을 확인케 하여 주는 도전의 장이었다. 역사와 민족과 정치적 현실에 대하여 서울에서는 못하였던 깊고 긴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이번 여행의 압권은 수풍댐을 뒤로 하고 압록강 하구까지 작은 배를 타고 내려오는 여정이었다. 오른 편 중국 쪽으로 펼쳐진 울울창창한 산림과 너무도 대조되는 반대 편 북한 쪽의 황무한 풍경이 마음을 참으로 무겁고 착잡케 하였다. 서울을 떠나기 전 만났던 한 분의 북한 전문가의 이야기가 새삼 떠올랐다. 그의 말은 7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중국보다 북한은 월등하게 잘 살았다는 것이다. 북한 관리들이 외국 손님들에게 북한 입국 전 중국을 보여 주며 자신들의 우월함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또한 북중 국경 지역에서 살아 온 동포 안내원도 자신이 어렸을 때에는 북한이 중국에 비하여 물자도 풍부하고 형편이 훨씬 나아서 북한에 대한 동경이 컸다고 한다. 그러나 한 세대가 지난 오늘의 상황은 완전한 반전이다. 중국이 풍성이라면 북한은 황무함이었다. 

한 국가의 운명이 한 세대의 선택과 한 사람의 리더십에 의하여 이렇게까지 변화를 맞을 수 있음을 절감한 여행이었다. 이러한 변화가 한 세대만에 일어났고, 이러한 세대적 변화의 반복된 결과는 오늘의 만주 지역에서 일어난 변화와 같이 엄청한 것이었다. 결국 오늘 우리의 일상과 우리가 선택한 리더십이 한 세대 후에는 우리 사회와 국가와 세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엄연한 역사적 진실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나비효과’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늘 우리는 몇 달 후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얼마 전 새로운 국회의원들도 선출하였다. 이들의 지도력이 우리 사회와 세대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 물려 줄 이 나라의 미래가 오늘 우리의 일상과 선택에 달려 있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일상과 선택에 대하여 깊고 긴 생각을 할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오늘이 ‘섬’을 말하는 이유는 일상과 거리를 두고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깊고 긴 생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섬’은 우리에게 그것을 위한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는 상징이다. ‘따로’의 시공간이 결국에는 ‘또 같이’ 의 여정을 위한 지혜의 시공간이 되길 소망하며….

발행인 임성빈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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