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다이어터(dieter)’ 의 계절이다. 짱짱한 여름 해가 매 순간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텔레비전과 인터넷은 쉴 틈 없이 몸매 좋은 연예인들의 소식을 나르고, 뭇 여성들은 초조한 눈길로 자신의 몸을 거울에 비춰보기 바쁘다. 점점 송곳 같아지는 기준에 지방세포는 존재 자체가 민폐인 현실 앞에서, 우리는 오늘도 음식 앞에서 욕구를 조절하려 바지런히 애쓰고 있지만 영 신통치 않다.

다이어트 안 하세요?
다이어트는 모든 여성의, 아니 지금은 남자에게도, 끝나지 않을 삶의 과업이다. 요즘 사람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다이어트 열풍 속에 있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웹툰이 뚱뚱한 여자가 서서히 살을 뺀다는 내용을 담은 <다이어터>라는 것도 이 점을 시사한다. 이제는 지리멸렬한 화제가 되어 버린 다이어트. 노출의 계절인 여름이라 시의적절하다고 다루기에는 너무나 익숙하고 낯익다. 그럼에도 굳이 말을 꺼내는 이유는 나날이 진화하는 다이어트 이면에 존재하는 무언가가 서서히 두려워지기 때문이랄까. 다이어트의 그물망이 이처럼 촘촘하고 강해진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무선인터넷이 보급되고 스마트폰이 상용되면서, 우리는 서로의 삶을 좀 더 쉽고 간편하게 훔쳐볼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사회적 기준도 우리 삶 속 깊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나와 누군가를 비교하며 우월감을, 때로는 패배감을 느낀다. 아마 후자인 편이 대부분이리라. 요즈음 유독 몸매가 사람들의 큰 가십거리다. 몸매 좀 좋다는 연예인들이 인터넷에서 연일 화제고 자연스레 그에 맞춘 하나의 사회적 모델도 생겼다. 그렇다. 안 그래도 고단한 우리의 다이어트 여정이 더욱 굴곡진 시점이, 아마도 이때부터이지 싶다. 물론 다이어트는 아주 오래전부터 수면 위로 드러난 문제다. 또한 건강을 위해서 어느 정도는 필요한 것이기에 문제라고만 볼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현시점의 다이어트가 과거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이전의 다이어트는 신체를 사용하는 특정 직업군에서 주로 나타나는 증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비만이든 표준이든 어떤 직업군의 사람이든, 매 순간 다이어트를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다.

획일화한 세상의 불편한 진실
오해하지 말자. 나는 다이어트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곳은,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무한경쟁사회다. 어떤 특별한 사람만 아닌 누구나 노력하면 최고의 자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달콤한 사고방식이 팽배한 이 사회에서, 우리는 주변의 모든 사람을 경쟁상대로 삼는다. 모든 이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은 좋다. 하지만 그 기회란 것이 가리키는 목표가, 일괄적으로 배부된 하나의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너무 불편한 것이다. 다양한 체형의 매력이 있을진대, 매체에서 말하는 멋진 몸매는 한결스럽다(!). 한결같은 목표는 사람들을 줄 세우고 순위를 매겨, 스트레스와 우울을 안긴다. 옆에 있는 모든 이들이 비교 대상인 우리는 쉼도 없이 러닝머신 위를 달리다 지쳐간다. 단순히 매체의 발달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속에 있는 신자유주의적 사고의 꽤나 어두운 부분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마냥 불편한 진실로 가득한 이 사회를 박차고 나갈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 불편한 진실이 당연한 진실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 윤지혜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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