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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종료/리뷰는 힘이 세다

단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 나에게 평화란?│춤추는 평화






춤추는 평화
홍순관 | 탐 



평화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미스코리아가 말하는 세계평화와 풍선과 함께 하늘로 날아가는 비둘기였다. 나는 그 정도로 평화에 무관심했다. 더욱이 아무도 이에 대해 지적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돌이켜 생각해보니 평화에 대한 무관심이 아무렇지 않았던 내가 참 부끄러우면서도 놀라웠다. 평화가 이렇게 찬밥신세였다니!

생존만 남은 사회
얼마 전, 대구에서 한 고등학생이 자살했다.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신의 목숨을 끊은 것이다. 나도 그리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 십대가 얼마나 꽃다운 나이인지 잘 알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했다. 청소년 자살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입시 위주의 교육과 인성교육의 문제가 불거진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내 아이가 이 아슬아슬하고 위험천만한 시기를 무사히 보내기를 기도할 뿐이다. 비단 청소년 문제뿐 아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점점 악해지고 위험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저 이 무서운 일들이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오염된 공부와 환경, 공해, 정직하지 않고 파괴를 일삼음, 배려하지 않음, 자본주의와 돈 그리고 탐욕,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상상력의 부족, 무감각한 오늘. 이 책에서 나열한 세상의 문제들이다. 이런 것들에 둘러싸여 살다 보니, 평화가 무엇인지 생각하기보다 우월한 생존에 온 정신을 쏟을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다. 

호기롭게 평화를 심다
그럼에도 희생과 침묵, 조화로움, 검소한 일상, 각성과 회복, 멈춤과 돌아봄을 이야기하는 저자는 무모하리만치 용감하다. 실제로 저자인 CCM 사역자 홍순관은 세계를 무대로 일본군 강제위안부 관련 공연과 생명, 평화, 통일 등의 주제로 공연하고 심지어는 평화박물관을 짓기 위한 모금 공연을 하고 있다. 내가 평화에 대해 한 톨의 관심도 없었을 때에 어떤 이는 평화를 삶의 주제로 삼고 세상이란 캔버스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짠하게 울렸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어린 시절 읽었던 <초록색 엄지손가락의 티투>라는 동화가 불현듯 떠올랐다. 엄지를 대는 곳마다 꽃을 피우는 능력을 지닌 티투가 전쟁을 막기 위해 전쟁터의 대포와 총에 꽃을 피웠던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이야기이다. 티투는 꽃을 피우며, 홍순관 씨는 장기간의 모금 공연으로 자신이 생각한 평화를 삶으로 표현했다. 평화는 머릿속 지식이나 말이 아닌, 움직일 때 뚜렷한 제 모습을 드러내기에 ‘ 춤추는 평화’ 라고 부른 게 아닐는지. 이 책을 통해 추상적인 이미지의 평화가 아닌 크고 많은 평화, 실체가 있는 평화를 만났다. 그리고 나 또한 인생에서 평화를 어떤 방법으로 표현해야 할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직 뚜렷한 무언가가 생겨나진 않았지만, 이것을 기점으로 내 삶에서 나만의 평화를 그려나가길 소망한다. 글 최유미 liumei1218@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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