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살의 신Carnage, 2011
감독 : 로만 폴란스키
출연 : 조디 포스터, 케이트 윈슬렛, 크리스토프 왈츠, 존 C. 레일리


제목만으로는 피 튀기는 하드코어나 슬래셔무비 같은 살벌한 장르가 떠오르지만, 이 영화는 의외로 ‘코미디’ 다. 그것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거장 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첫 번째 코미디 영화라니, <차이나타운>이나 <피아니스트>같은 진중한 전작을 떠올려보면 실로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이긴 하다. ‘고품격 막장 코미디’ 를 표방하는 <대학살의 신>에서, 그 ‘품격’ 의 요건으로 능수능란한 거장의 연출력과 명배우 4인방의 탁월한 연기를 빼놓을 수 없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격을 높이는 것은 야스미나 레자의 탄탄한 원작 희곡 <대학살의 신>이다. 2006년 초연한 연극 <대학살의 신>을 관람한 로만 폴란스키는 연극의 톤과 속도감,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의 특성에 단번에 매료되어 영화화를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영화에서 사건의 전말은 오프닝 신에서 롱숏으로 잠깐 묘사된 것이 전부다. 브루클린 공원에서 11살 재커리가 이턴에게 막대기를 휘두른 것. 이턴의 이가 두 개 부러지긴 했지만, 사실 이 사건 자체는 카메라와 거리만큼이나 주인공 네 사람의 화두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가해자의 부모 앨런(크리스토프 왈츠), 낸시(케이트 윈슬렛) 부부와 피해자의 부모 마이클(존 C. 라일리),페넬로피(조디 포스터) 부부의 만남, 여기까지는 위 사건이 꽤 중요한 화두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위태위태한 그들의 언쟁은 점점 시비와 비꼬기, 트집잡기 등의 개인기를 거쳐 술주정, 구토와 육탄전에 이르고, 아이들의 사건은 논점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처음엔 그저 너무 불리하지 않은 진술서만 작성하면 우아하게 인사하고 되돌아 나올 생각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원만히 해결해주셔서 감동 받았어요” 라든가 혹은 “애들은 그럴 수도 있는 거죠” 같은 입에 발린 말도 준비했고, 옷도 신경 써서 차려입었다. 심지어 사건의 우아한 마무리에 대한 기대이자 교양의 상징인(?) 노란 튤립도 사서 장식해두었다. 그러나 일이 원만히 잘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오가는 막말 속에 처참히 무너지고, 애들처럼 소지품과 컬렉션에나 집착하는 한없이 ‘찌질한’ 모습으로 막을 내리고 만다. 
이 영화가 거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촬영되었음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제3의 배우 ‘ 리듬’ 때문이다. 교양의 겉옷을 벗는 속도에도, 배우와 카메라의 거리에도, 불규칙적이면서도 조화로운 리듬이 있다. 위태로운 대화가 오가다가도 커피와 디저트로 한숨을 돌리고, 동지와 적을 바꿔가며 슬로우-슬로우-퀵-퀵으로 치닫는 막장의 그 리듬이 너무 훌륭해서 길지 않은 러닝타임이 더욱 짧게 느껴진다. ‘잘난’ 그들이 리듬까지 타며 망가지는 꼴이라니, 미안하지만 보는 이에게는 큰 위로를 던져준다.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함부로 공개할 수 없는 막장 캐릭터들을 숨기며 사느라 다들 고생들이 많으니까. 평생 교육받고 강요당한 그 ‘ 교양’ 이라는 모호하고도 불편한 대상의 ‘대학살극’ 은 그래서 교양 있게 미소 지으며 보기엔 어쩐지 너무 통쾌하다! 글 심윤정(서울국제기독영화제 프로그래머)



피나 Pina, 2011
감독 : 빔 벤더스
출연 : 피나 바우쉬, 부퍼탈 무용단원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2002년 작품 <그녀에게>에서 천재 무용가 피나 바우쉬의 강렬하고 아름다운 오프닝 신을 기억하는 관객들이라면 눈여겨 볼만한 작품이다. 독일의 천재 무용가 피나 바우쉬를 향한 그녀의 오랜 예술적 동지 빔 벤더스 감독의 헌사. 안타깝게도 이 영화의 촬영 직전 세상을 떠난 피나 바우쉬의 춤은 세계 최정상 부퍼탈 무용수들의 춤으로 부활했다. 춤의 역사를 새로 쓴 피나 바우쉬의 예술 세계를 조명한 이 영화는 100% 리얼 3D로 제작되어 관객들에게 생경하고 놀라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위험한 관계 Dangerous Liaisons, 2012
감독 : 허진호
출연 : 장동건, 장쯔이, 장백지

1940년대 상하이, 돈과 권력을 거머쥔 여인 모지에이(장백지)는 매력적인 옴므파탈 셰이판(장동건)에게 남편과 사별한 자선활동가 뚜펀위(장쯔이)를 유혹하자고 제안하고, 장난으로 게임을 시작한 셰이판은 뚜펀위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는 동명 영화와 <발몽>,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스캔들> 등으로 이미 여러 차례 리메이크 되었지만, 시대 배경과 설정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허진호 감독 버전의 또 다른 ‘위험한 관계’ 는 다시 한 번 용감하게 원제 그대로 컴백한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PEOPLE반짝반짝 이레숑문화동네 사람들아름다운 당신의 오늘사람과 사람햇빛 아래 노니는 삶김준영의 페북 친구life동선예감독자와 3분 통화공간공감편집장의 편지그 동네 가게길에게 길을 묻다한페이지 단편 소설살림의 나날임양의 사소한 일상오늘의 생각spirituality문화선교 리포트감성수업두 손을 모으다CCM 창착연대2013 특집책이 피는 출판사크리스천+인디밴드culture문화 다이어리추천 영화추천 공연추천 전시추천 음악추천 도서인디 : 구름에 달 가듯이 산다클래식/국악의 숲을 거닐다서랍 속 미술관오늘, 을 읽다고전으로 오늘을 읽다영화 속 현실과 만나다TV 상자 펼치기비뚤어질 테다뉴스 따라잡기어른이 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