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에 담긴 수십 기가의 음악을 아무리 뒤져봐도 들을 음악이 없을 때가 있다. 어느 새 자꾸 손이 가는 음악은 십년 전부터 들었던 오래된 음악들. 아, 이렇게 나이가 드는 건가. 그러고 보니 2012년도에는 인디 쪽에서도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 화면을 띄워 놓고도 선뜻 다운로드 클릭에 손이 가지 않는 그런 때를 위해 누군가 들을만한 음악 리스트를 추천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자, 그런 독자들을 위해 준비한 깨알 같은 인디뮤직 리스트. 2012년 상반기 음악 좀 듣는 친구들에게 깨알같은 기쁨을 주었던 머스트 리슨 리스트를 공유해 본다. 

가장 최근부터 짚어 보면 지난 6월에 발매된 ‘에피톤프로젝트’ 2집 <낯선 도시에서의 하루>는 각종 인디관련 차트에서 지금까지 장기간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은 인디가 낯선 청자라면 에피톤프로젝트 특유의 가요+밴드 감성은 특별한 매력을 줄 듯하다. 또한 중간 중간 들어간 스킷과 효과음은 여행의 설렘을 주는 감성을 선사한다.
유투브 영상 100만 조회의 주인공 ‘제이래빗’ 은 2집 <Looking Around>로 돌아왔다. 더 깊어진 피아노 연주와 뮤지컬적 느낌의 신선함과 여전한 사랑스러움은 제이래빗의 트레이드마크라 하겠다. 제이래빗은 기존의 유명한 곡들을 자신만의 색으로 부른 영상들로 유명한데, 6월에 공개된 영상에서는 송창식과 함께 부른 ‘웨딩케익’ 을 들을 수 있으니 꼭 한번 챙겨보길 바란다.
좀 더 새로운 걸 원하는 분은 <장미여관>을 꼭 들어보시라! 2012년 상반기 벼락같이 떨어진 축복, 로맨틱 밴드 ‘장미여관’ . <KBS 탑밴드2>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는 중고 신인밴드 ‘장미여관’ 은 코믹한 가사와 ‘본능에 충실한’ 비주얼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음원을 잘 들어보면 탄탄한 연주와 내공 있는 보컬의 매력까지 겸비한 결코 만만하게 넘길 수 없는 대형밴드임을 예감할 수 있다. 

아, 인디에 정말 좋은 팀들이 많은데 이런 식으로 풀다간 제한된 지면에 소수밖에 나올 수가 없구나. 사실 메이저와 인디는 그래서 나뉘는지도 모르겠다. 한정된 매체와 한정된 무대에 배정될 수 있는 팀의 수는 많지 않으니, 거길 독점하는 건 힘 있는 기획사를 낀 메이저 팀들뿐. 그 시스템을 거부하고 게릴라처럼 거리로 뛰쳐 나간 것이 바로 인디뮤직! 안타까운 건 인디시장에서도 또 다시 메이저와 인디가 나뉘는 것 같다는 사실이다. <KBS 탑밴드2>에서 8강에 극적으로 합류한 ‘ 악퉁’ 의 보컬이 눈물지으며 수년간 밴드 활동을 했지만 락페스티발에서 초청 받은 적이 거의 없었다는 아픔을 고백하는 장면은 인디 안에서도 락 페스티발에 설 수 있는 메이저 인디와 그렇지 못한 인디 오브 더 인디가 존재함을 보여줬다. 

이제부턴 짧게짧게 깨알같이 소개하자. 인디에서 최고 가창력을 듣고 싶다면 나가수1위한 <국카스텐>. 상반기 가장 많은 곡을 인디차트에 올려놓았던 달달한 어쿠스틱그룹 <스탠딩에그>. 2년 만에 4집을 들고 돌아온 카이스트 출신의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 2인조 밴드 <페퍼톤즈>, 드디어 정식 1집을 낸 뼛속까지 록 가수 <게이트 플라워즈>…. 아, 역시나 지면이 모자란다. 미처 소개하지 못한 인디밴드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동시에 당신들의 깨알같은 선물로 인해 반복되는 일상의 건조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글 이재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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