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니, 아니 정확하게는 연말에 당신이 읽을 <오늘>을 만들다 보니 가끔 혼자 한 해의 끄트머리에서 느끼는 감정에 깊숙이 젖어들 때가 있습니다. 가끔입니다. 
그러다 그간 편집장으로 일하며 만들어 낸 잡지를 죽 쌓아 보았습니다. 두 달의 시간을 담고 있는 한 권 한 권을 모으니 꽤 많았습니다. 쌓아 놓은 <오늘>의 권 수 2배의 달을 <오늘>과 함께 보냈습니다. 

잡지는 책과 다르게 소통의 의미를 더 크게 느낍니다.
그렇습니다. 라디오 진행자가 청취자와 교감하는 그 느낌일 겁니다. 얼굴은 모르지만 어느 대상과 교감하고 있다는 그것입니다. 나는 얇디 얇은 끈의 양 끝을 당신과 내가 꼭 쥐고 있는 듯한 상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떨리면 그 울림이 끈을 타고 맞은 편 끝을 쥐고 있는 당신에게 전달되겠지요. 당신이 그 진동을 느끼듯이 나 또한 그 끈을 통해 당신의 그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린 그렇게 교감하며 연결의 끝을 붙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가요. 간혹 한 해 끝에 느끼는 내 마음마저 당신에게 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 마음을 이번 호 특집에 담았습니다. 올해를 끝으로, 아니면 앞으로 그 언젠가 사라질 것만 같은 누군가에게 더욱 힘내라고 응원해 주고 싶었습니다.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다고 존재가 결정되는 것은 아닐테지요. 그럼에도 힘겨운 바탕에서 고되게 싸우고 있는 그들을 응원해 주고 싶습니다. 사라지지 말아달라고! 말입니다. 당신도 응원을 보내 주십시오.

2002년 9월 <신앙과 문화>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오늘>은 변화를 거듭해 내년이면 만 10년입니다. 
그간 <오늘>도 사라지지 않고 잘 버텨주었습니다. 거기엔 수없이 스쳐 지나간 기자와 편집장이 있었겠지요. 
그리고 여러모로 도운 많은 분들. 그리고 <오늘>을 끊임없이 응원해 주는 당신이 있었다는 것도 나는 압니다. 
아주 이르게 내년을 생각하며 또 다른 <오늘>을 생각해 봅니다. 
기독교 문화라는 주제로 지속과 소통이 가능한 잡지로 더욱 깊이와 넓이를 꿈꿔 봅니다. 
더 많은 이에게, 더 친밀한 한 사람에게 다가가기를 그려봅니다. 

올해도 감사합니다.

편집장 김준영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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