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Touch, 2012
감독 : 민병훈
출연 : 유준상, 김지영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시대, 생명을 우습게 아는 것이 너무 창피해서 감독 된 도리로 생명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민병훈 감독의 말이다.

‘두려움’에 관한 3부작 <벌이 날다>, <괜찮아, 울지마>, <포도나무를 베어라>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민병훈 감독의 신작 <터치>는 ‘두려움’을 잇는 그의 새로운 화두인 ‘생명’에 관한 영화다. 제작을 앞둔 <사랑이 이긴다>, <설계자>라는 제목의 두 영화와 함께 ‘생명’ 시리즈 3부작 중 첫 작품이기도 하다. 생명을 다루는 이 영화는 폭력, 용서, 사랑, 자비, 죽음, 구원과 같은 만만치 않은 주제가 거침없이 툭툭 떨어진다. 그래서 ‘과연 누군가의 삶이 이렇게 파란만장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우리가 사는 삶이 사실 그러하다’는 데 강한 설득력이 생긴다. 이런 비현실적인 삶의 밀도가 오히려 현실적이랄까. 반대로 “아픈 사람은 도와줘야 해” 같은 현실적인 삶의 매뉴얼은 아무런 힘이 없을 만큼 익숙하고, 그래서 더욱 낯설기도 하다. 
중학교 사격코치인 동식(유준상)은 한때 국가대표 사격 선수였지만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고 있다. 코치 재계약마저 위태로워지자, 회식자리에서 이사장이 주는 술을 어쩔 수 없이 받고는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내고 만다. 간병인으로 일하는 아내 수원(김지영)은 남편의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환자의 성적 요구를 들어주고, 그 일이 알려져 일자리를 잃는다. 설상가상 하나뿐인 딸 주미가 사라지며 탈 많은 세 식구의 가족사는 바쁘게 꼬여만 간다. 영화는 선한 양심과 이기적인 욕망이 싸우는 순간에 우리를 몰아둔 채, 보편적인 두려움과 생명의 공존을 이끌어낸다. 지난여름, 짧은 기간에 촬영을 마친 이 영화에는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에너지가 있다. 대상에 더욱 가깝게 다가간 핸드헬드 촬영과 속도감 있는 컷을 통해 그 여름의 공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농익은 두 배우 김지영과 유준상의 눈동자는 두려움과 생명의 상반된 감정을 능숙하게 표현하고 있다. 마치 감독이 상징으로 사용한 ‘사슴’과도 같은 눈동자다. 멋 부리지 않고 땀에 젖은 두 배우의 얼굴이 두려움 가득한 표정을 지어도 이상하리만치 아름다운 이유다. 
영화 <터치>는 아프다. 아파서 더는 다가오지 말라고 소리치는데도 기어이 다가와서 ‘터치’하고야 마는 영화다. 동시에, 아무리 애를 써도 누구 하나 구원할 수 없는 가여운 인간의 발버둥 위로, 신의 만지심이 간절히 필요하다고 고백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 길이 그리 친절하지는 않지만, 이 영화가 안내하는 ‘터치’는 결국 구원의 주체인 그분의 ‘터치’ 아닐까. “나는 안 힘들었을 것 같아!?” 아이처럼 유치한 화를 토해내는 사람들, 알 수 없는 미래와 잠재적인 두려움에 날 선 사람들, 그래도 그 사람들을 어루만지는 ‘터치’에 비로소 눈물이 흐른다. 그 눈물의 의미를 다 알 수는 없어도. 글 심윤정(서울국제사랑영화제 프로그래머)



26년 26 years, 2012
감독 : 조근현
출연 : 진구,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이경영, 장광

웹툰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을 영화로 만들면서 충무로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인기작가 강풀 원작의 <26년>은 크라우드 펀딩 방식인 ‘제작두레’와 재능 기부 출연 등, 굵직굵직한 이슈로 이미 신선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영화다. 조직폭력배, 국가대표 사격선수,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이 모여 1980년 5월 광주 ‘그 사건’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벌이는 극비 프로젝트.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탄탄한 경력을 쌓아 온 조근현 미술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 2012
감독 : 톰 후퍼
출연 : 휴 잭맨,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뮤지컬로도 유명한 빅토르 위고의 위대한 고전 <레미제라블>이 ‘뮤지컬 영화’로 재탄생한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휴 잭맨)은 전과자라는 이유로 세상에서 버림받지만, 그를 용서한 주교의 당부로 새로운 삶을 결심한다. 정체를 숨기고 사는 장발장과 운명의 여인 판틴(앤 해서웨이), 장발장을 추적하는 자베르 경감(러셀 크로우)과 판틴의 딸 코제트(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엮어내는 운명과 자유에 관한 대서사시. 멋진 배우들을 통해 듣는 뮤지컬 음악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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