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이 못내 아쉬워, 짐짓 헌책방의 앞날까지 걱정하는 마음으로 자의반 타의반 떠난 순례에서 만난 헌책방의 광경은 보통 주인장이 할아버지였고, 발디딜 틈 없이 책에 둘러 쌓여 있는 미로에 빠져드는 듯한 경험을 매번 했었다. 헌책방의 맛이라고 한다면 그러하겠다 할 정도로 어디를 가도 반드시 느끼고 마는 기시감에, 나는 헌책방 안에서 방향을 잃기 일쑤였다. 

그러다 이번에 들른 왓더북은 2002년 5평 남짓한 공간에 2만여 권으로 시작한 초기의 모습에서 확연히 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꽤 넓고 정돈이 잘 되어 있으며 세련미를 듬뿍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헌책과 새책을 함께 팔고 있었다. 처음 만들 당시 이태원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던 왓더북은 지금도 그 역할과 동시에 앞으로 사라지는 헌책방들이 고민해야 하는 지점을 잘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감히 제안해 보건데, 온라인 서점이 만들어 내는 재고 회전율 중고서점이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 헌책이 회전하며 지금의 모습이 아닌 좀 더 세련된 공간과 개념으로 변화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그 일을 위해 지역이 함께 출자해서 만들어 낸다면…. 
헌책방은 기존 헌책방의 맛이 나야 하겠지만, 깔끔한 왓더북을 방문하고 나니 자본 논리에 무너져 하나둘씩 없어지는 기존의 헌책방에 대한 서러움과 온라인 서점이 만들어 내는 어느 지역점 헌책방에 대한 알 수 없는 얄미움이 마음을 혼란스럽게 했다. 글 · 사진 김준영

위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76-2 영화빌딩 2층
이태원역 1번 출구로 나와 걷다 보면 나오는 버거킹 바로 옆 2층이다.
시간: 10:00 am - 9:00 pm
문의: 02-797-2342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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