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얼 _ <Principle of My Soul >

연예인이 예수를 믿는다는 사실이 자칫 비호감의 원인일 수 있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나얼에게만은 예외인 것처럼 보인다. 나얼에게 있어서 신앙은 자신의 음악 스타일의 퀄리티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리라.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발표한 솔로 앨범 < Principle of my soul>에서 나얼은 자신의 종교적 색채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앨범 표지의 오른쪽 위에는 ‘153’이라는 숫자가 박혀 있고, 속지의 일러스트 사이사이에는 여러 성경 구절이 적혀 있다. 음반의 총 11곡 중 적어도 두 곡은(‘Stone of Zion’, ‘Yu Bwana’) 직접 기독교의 메시지를 담고 있고, 타이틀곡 ‘바람기억’의 뮤직비디오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인 죽음과 부활과 다시 오심을 암시적으로 표현하였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와 더불어 평소에 나얼이 추구하는 흑인 소울 음악과 가스펠 성가의 본래 친연성, 방송매체에 출연하여 신앙을 말로 표출하기보다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음악에 녹여내려는 그의 자세 등이 함께 모여서 나얼이 라는 사람을,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얼의 ‘스타일’을 구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하여 포스트모던 사회를 살아가는 비그리스도인들에게 나얼은 자신만의 독특하고 개별적인 스타일로서 존중을 받는 결과를 낳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에게 가능성과 고민이 동시에 주어진다. 선정적인 가사과 춤이 주름잡고 있는 대중음악 영역에서 기독교 신앙을 충분히 매력적인 그릇에 담아 표현할 가능성을 본다면, 반대로 우리는 그것이 개인적인 신앙 고백의 차원을 넘어서서 어떠한 사회-역사적인 의미가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물론 기독교 음악 사역자가 아니라 대중음악인인 나얼에게 그 해답을 모두 다 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Stone of Zion’과 주로 사랑과 이별을 노래하는 나머지 트랙의 노래 사이에 존재하는 일종의 틈에서 솟아나오는 질문을 억누르기는 어렵다. 이 세계에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실존이 개인적인 신앙고백과 남녀 간의 사랑 두 가지 영역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 테니.


Roos Jonker _ <Mmmmm>

루스 존커(Roos Jonker)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음악원에서 수학한 다재다능한 재즈 아티스트이다. 데뷔 앨범인 <Mmmmm>은 2010년에 발표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 발매되었다. 이 앨범에서 존커는 모든 곡을 직접 쓰고 프로듀싱했으며, 피아노, 기타, 하프 등 상당수의 악기를 직접 연주하였다.
즉흥 연주처럼 비정형성을 띤 멜로디 라인과 힙합을 떠올리게 하는 리듬 파트, 코러스를 적극 활용하는 보컬, 하프 연주가 함께 어울리며 장르를 규정하기 어려운 존커의 개성적인 음악 세계를 앨범에 보기 좋게 펼쳐 놓았다. 웹페이지에 있는 존커의 표현을 빌자면, 자신은 “마치 무인도 (uninhabited island)에 사는 것처럼” 음악을 만든다고 한다. 실제로 이 음반은 그녀가 자신의 집 안에서 여러 악기에 둘러싸여서 홀로 녹음한 것이다. 그리하여 그녀의 음악은 더더욱 자신만의 사적인 공간과 시간을 창조해 내어, 폐쇄적이기보다는 오히려 청자를 끌어들이는 미묘한 자기장을 발산한다.


<노무현을 위한 레퀴엠: 탈상(
脫傷)>

故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던 날은 공교롭게도 내 생일이었다. 서울역사박물관 앞에 조문하는 행렬 속에서 울먹일 때, 한 손에 든 휴대폰에서는 생일 축하 메시지들이 도착하고 있었다. 대선을 앞둔 2012년 가을에 발매된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 음반, 누구보다도 가장 인간적이었던 대통령을 위해 울었던 많은 사람이 마음을 모아 만들었다. 공동 프로듀서인 신해철이 부른 노래 제목처럼, 그는 ‘Mr. Trouble’로서 파란만장하게 살다가 미완의 이상을 남기고 떠났다. 사람들은 그에게서 인간의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본다. 한 사람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그에게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투영한다. 그러나 바르트를 흉내 내어 말하자면, 하나님 나라는 인간의 희망 속에도 또는 절망 속에도 있지 않고 그것을 넘어서는 곳에 존재한다. 우리는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하나님 말씀에 귀 기울이는 동시에,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이 땅에 발을 딛고 ‘정치하는 교회(ecclesia politica)’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글 정동현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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