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PECIAL/2013 01-02 이즌 쉬 러블리

이즌 쉬 러블리 4│빛나는 콘텐츠에 허브가 되어드릴게요! - 미디어 활동가 정수현














미디어 활동가인 제게 평소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뭐냐고 묻는다면 단연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킹’을 꼽습니다. 이런 키워드는 주로 IT 분야에서 다뤄지지만 제 관심 세계를 표현할 때도 요긴하게 쓰입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세상에 수많은 보석 같은 사람들을 네트워킹 며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데 관심이 많거든요. 



좋은 콘텐츠를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
첫 직장은 명동에 있는 청어람아카데미였습니다. 기독 인문학, 사회혁신, 청년 정치, 문화 예술 분야의 탁월한 강좌가 시즌별로 열리는 소위 ‘신의 직장’이었지요(저는 ‘구글’ 이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PR을 하면서 가장 공들인 부분은 기관과 연결된 관련자 리스트를 정리하고 타겟별로 적절한 콘텐츠를 발행하는 일이었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더 많이 더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미디어 활용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이때, 소셜미디어가 굉장히 유용했습니다. 높은 비용으로 제작한 홈페이지를 과감하게 정리하고 콘텐츠 데이터를 관리하기 쉬운 블로그로 바꾸는 결단을 내릴 정도였어요. 그 덕분에 사람들은 더 쉽게 우리의 콘텐츠를 만나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 그 효과를 톡톡히 보았지요.
이 과정에서 입소문이 났습니다. 어떻게 하면 온라인 매체를 통해 PR을 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문의를 받느라 기본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요. 보다 못한 대표님이 강의를 열어 정보를 공유하라기에 6주 프로그램으로 구성해서 블로그와 SNS를 활용한 제작 방법론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온라인 매체 활용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풍성한 네트워크가 생겨났습니다.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일 필요가 있겠다 싶어 미디어를 잘 다루는 동료들과 ‘즐거운 실험실, SMLab(Social Media Lab)을 설립하고 비영리기관으로 등록도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Daum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굵직한 IT 기업과 일부 대학, 평생학습관, 시민 기관과 연결되어 3년간 워크숍 107회를 열었고, 1,000명이 넘는 사람과 연결되는 등의 기염을 토했습니다. 

맘껏 표현하세요, 전 공유할게요!
언젠가 미디어교육 수업 중에 60대 중반쯤의 노신사께 왜 블로그를 하려고 하시는지 여쭤본 적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손자와 스마트폰으로 늘 대화하고 싶고, 가족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블로그에 남겨 선물로 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때 무릎을 탁 쳤습니다. 누구나 ‘소통’하고 싶고 ‘기록’하고 싶다는 것을, 미디어는 자신의 이야기 콘텐츠로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 사용하는 언어이자 도구라는 것을 안 겁니다. 이들의 콘텐츠를 잘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제가 ‘허브 역할’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발견한 순간이었지요.
미디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의 클레이 셔키 교수는 스마트기기와 소셜미디어로 연결된 세상을 가리켜, ‘역사적으로 가장 표현력이 증가한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전통적 매체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보통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와 지혜로운 경험을 더 많이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소통 욕구, 연결을 갈망하는 그 필요를 미디어로 풀어내는 제 역할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런 고민을 이어가다 최근에는 ‘프로젝트 노아(Project Noah)라는 미디어 그룹을 만나 멋진 프로젝트를 콘텐츠로 만드는 이들과 작업하게 되었고 시청역 인근에 iMac으로 미디어교육이 가능한 교육 공간(spacenoah.net)도 꾸렸습니다. 이제 기지(base camp)까지 갖추었으니 좋은 이야기 자원을 지닌 분들과 만나는 일만 남았습니다. 멋진 달란트를 지닌 이들(콘텐츠)과 연결하기 좋은 공간(플랫폼)에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들을 해보고 싶어요(네트워킹). 언젠가 누가 당신의 최종적 꿈은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요,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콘텐츠에 길을 놓는 할머니의 모습이 보인다”고!    





정수현|사람들과 가치를 연결하는 일에 관심이 많아 미디어를 전공했다. 정보화 시대, 시민의 미디어 역량을 높이기 위해 미디어교육기관 SMLab을 세우고 속도감 있게 돌아가는 정보 환경에서 따뜻한 소통을 창출하기 위해 애쓴다. 한국에 ‘허핑턴 포스트’같은 미디어 생태계를 꿈꾸며 프로젝트 노아라는 비영리 미디어그룹을 세우고 스페이스 노아의 공간 경영 책임을 함께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