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원석 기자


 

영화 <투캅스>로 화려하게 데뷔한 후 이렇다 할 주목을 받기 전에 연예계를 떠났다가 무르익은 연기로 다시 안방극장을 찾은 배우 지수원. MBC 아침 드라마 <있을 때 잘해>에서 남편을 빼앗고 재산을 낚아 챈 배영조 역의 악녀이지만 그녀의 실감나는 연기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드라마의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다시 발견한 달란트, 연기

몇 번의 공백에 이은 시작치고는 성공이다. 연예활동이 자신과 맞지 않다는 생각에 떠났던 그녀가 다시 돌아와 반갑긴 한데, 하필 악역이다. 배역 때문에 시청자들의 곱지 않은 말들도 있지만, 정작 그녀는 행복하단다. 다시 찾은 달란트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픈 마음이 더 앞서기 때문에.

“연기가 안 맞는다는 생각에 몇 해를 쉬었어요. 그런데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달란트, 이왕 정말 좋은 연기로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차츰 생겼어요. 그러면서 가장 크게 바뀐 게 있어요. 이제는 쉬고 안 쉬고를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연기자로 사는 지금의 모습이 모두 내 삶의 소망을 이루어가는 중간과정이구나, 깨달은 거죠.” 사람들에게 예쁘게 보이기보다 하나님께 사랑받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녀는 몇 편을 하느냐보다 허락하시는 일에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한다. 사랑받을 수 없는 자격인데도 사랑해 주시는 그 분만 바라보면서.


새벽기도로 일어서다

차분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당찬 느낌은 배우로서 갖는 포부라기보다 하나님 안에서 자녀 됨을 누리는 믿음으로부터 흘러나옴을 감지할 수 있다. 그래도 신앙생활과 병행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더더욱 그 분의 도우심을 믿으며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도 그래서라고. 하루하루 조금씩 바뀌어가는 모습으로 더 가까이 다가서고 싶은 욕심은 시간이 가도 줄어들 줄 모른다.

“눈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직업이어서 솔직히 유혹에 흔들릴 때가 많아요, 제 마음이 얄팍해서 그런지. 근데 감사하게도 제게 좋은 분들을 참 많이 주셨어요. 친구도 그렇고 목사님도 그렇고. 제 마음이 닳고 닳아 간당간당 할 때쯤이면 어김없이 전화가 와요. 힘과 용기가 되죠(웃음).” 그러나 그녀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진짜 힘은 작년 이즈음 100일의 새벽기도회를 통해서 얻었다. 예수님을 믿은 지는 몇 해가 되었지만 그제야 비로소 뜨겁게 만난 것이다.

“지금도 뭐라 말할 수 없는 감격이에요. 직업적인 습관 때문인지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근데 4시 20분에 일어나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성경 구절을 하나 보고, 그리고 10분 전에 교회에 가서 기도하고 왔어요. 어떤 날은 모임이 새벽 2시에 마친 적이 있었는데 집에 가서 자면 못 나갈 것 같아 차에서 자고 간 적도 있어요(웃음).” 갑자기 목소리도 커지고 표정도 밝아지는 걸 보면 다시 연기를 시작한 것도,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가는 것도 분명 그 사랑 때문이리라.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아침 드라마를 시작하고 바쁜 중에 선교극단 <미리암>(대표 최선자 권사, 예능교회)의 애틀란타 공연까지 함께 준비할 무렵이었다. 연습에 참여는 하면서도 정말 공연을 떠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단다.

“드라마 시청률이 그 때까지는 썩 좋지 않았거든요. 다들 예민한 터라 미국에 갔다 오겠다는 말을 꺼내기조차 쉽지 않더라구요.” 드라마 연습 일주일에 네 번, 촬영 5일이라는 빡빡한 스케줄에 닷새나 자리를 비운다는 건 참 불가능해 보이는 일. “근데 신기한건 단 한번만 빠지고 공연 연습에 동참할 수 있었다는 거예요. 더 놀라운 것은 미국에 가야한다는 말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무렵, 갑자기 시청률이 확 올랐다는 거죠.” 이렇게 저렇게 길을 여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작가 선생님께 말씀 드렸더니 미리 말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며 ‘그렇게 쓰면 되지 뭐’ 그러시더라구요. 이렇게 자연스럽게 풀려갈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어린애 마냥 무조건 무언가를 꼭 이루어달라고 떼를 쓰던 태도에서 이제는 제법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겸손하게 그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자세로 성숙해진 것 같다. “그래요. 이제는 뭔가 고민하다가도 어떻게든 해 주실 거라는 신뢰가 생기니 고민하지 말자 다짐하게 되요. 모든 걸 주님께 맡기고 나니, 안 되더라도 안 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게 되었어요.”


여기까지 걸어오는데도 쉽진 않았다. 보다 한층 지경이 넓어진 그녀의 믿음은 그 분이 주시는 슬픔조차 자신을 변화시키시려는 그 분의 마음과 뜻임을 정확하게 알아채버렸다. 자신이 사랑 받고 있음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충만하고 여유롭다. 근원적인 그 사랑으로 위태하거나 불안하지 않다. 그리고 어제보다 오늘, 오늘 보다 내일 더욱 사랑하려는 의지가 필연적으로 이어진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그 너머 보물 같은 그녀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 그녀가 아름다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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