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는 ­제임스본드로 ­유명한 ­MI6, ­미국에는 ­CIA, ­옛 소련에는­ KGB, 대한민국에는­ 국가정보원이라는 ­정보기관이 ­있습니다. ­많은 ­이가 ­상상하는 ­것처럼 ­이러한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요원의 ­활약은 ­흥미진진합니다. 실제로­ 007처럼 ­세계를­ 누비거나, ­자국의 ­산업­기술을 유출하는 ­스파이를 ­색출하는가 ­하면, ­국내 ­여러 ­분야의 정보를 ­수집하기도 ­합니다. ­국경이 ­허물어졌다고 ­표현 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정보기관의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 대선을 앞두고 우리나라 정보기관인 국가 정보원 직원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다 경찰에 적발 됐습니다. 업무 시간에 개인 사무실 근처에서, 인터넷에 특정 대선 후보를 비방하거나 이명박 대통령의 업적을 칭찬하는 내용 등을 댓글로 올린 일이 뒤늦게 덜미를 잡힌 것이죠. 이 사건을 보도할 때에는 보수 성향 언론조차 해당 국정원 직원을 감싸주지 않았습니다. 그가 올린 댓글이 정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거였죠. 국정원 직원은 법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를 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적발된 댓글은 정치적으로 특히 민감한 대통령 선거 직전 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작성된 것들이었죠. 
처음 이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국가정보원은 해당 직원이 정치적인 댓글을 단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다 보수 성향 언론들까지 국정원을 비판하자 입장을 바꿨지요. 북한을 상대로 심리전을 진행하기 위해 국정원 직원이 나서서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댓글을 달았다는 것이었습니다. 4대강 공사를 찬양하고, 원자력 발전에 반대하는 의견을 비판하는 등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댓글을 통해 대북 심리전을 진행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이 국정원 직원은, 댓글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국정원 직원으로서 자신이 맡은 임무였다고 밝혔지요.
누구보다 해외 순방 많이 다닌 분이라는 식으로 대통령이 행한 일을 칭찬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의견은 예외 없이 비난하고,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야당 후보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댓글. 이러한 댓글을 쓰는 행위가 국가정보원 직원이 업무 시간에 마땅히 완수해야 할 대북 심리전에 해당하고, 정치적 중립에도 어긋나지 않는 일이라 판단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국정원 내부를 벗어난 요원이,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자취방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해킹 가능성이 있는 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그것도 보안이 생명인 대북 심리전을 진행했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국가정보원은 법적으로 국외 정보와 대공. 대테러, 산업스파이 색출 같은 국내 정보 직무를 수행하며 국익을 수호하게 되어 있습니다. 국정을 홍보하는 업무는 국가 정보원이 아닌 문화관광부가 담당하던 일입니다. 영화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를 떠올리며 대한민국 정보기관의 직원은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로 그려질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 무고한 국민을 탄압 하던 자들에 이어, 노트북으로 국내 포털사이트에 댓글 달면서 대북 심리전을 전개한다고 밝히는 자들이 우리 정보기관 요원으로 그려지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바람일 것입니다.


조현용| 커다란 머리만큼이나 세상의 아픔을 돌아보고 알리고 싶은 MBC 기자. 사실 부지런하기보다는 게으르고 한 곳에 머무르기보다는 여러 나라를 개 마냥 싸돌아다니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하고, 화려한 밥상보다 오직 맛있는 연유가 들어간 모카빵을 좋아하는, 크리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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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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