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가족 사진을 찍으러 온 가족.
가장 밝은 웃음으로 행복을 느끼게 한 가족이다.
그러나 이 가족에게는 아픈 사연이 있다.
이토록 밝고 아름다운 어머니는 큰 장애를 지니고 있다.
제대로 걸음을 걸을 수 없는 상태다.
두 손과 두 발로 기어다녀야만 하는 사람.
지난해 이 가족의 사진을 촬영하고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있었다.
이들의 삶이 궁금해서 이번엔 꼭 찾아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작은 선물들을 챙겨갔다.
그런데 이번에 또 다시 가족 촬영을 하러 오셨다.
사실 지난번 촬영한 가족이 다시 촬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아마도 형편이 어려워서 다시 선정된 것 같다.

 

 











 

사진 촬영하는 장소와 집의 거리가 궁금했다.
어떻게 이곳까지 왔을까?
여전히 밝은 웃음으로 촬영에 임한 가족의 모습.
지난해와 다르게 막내가 한 명 더 늘었다는 것이다.
숙소에서 사진을 프린트하는데 여인의 눈빛이 마음에 걸린다.
슬픔, 그런건가?
자꾸 바라볼수록 슬픔이 보인다.
저런 몸으로 어떻게 네 명의 자녀를 낳았을까?
그리고 어떻게 키우며 살았을까?
촬영을 마치고 시다모에서 예가체프로 떠나는 날
가족을 만나기 위해 마을을 찾았는데 공교롭게도 집을 찾지 못했다.
할 수 없이 예가체프에서 마치고
돌아오는 날 만나기로 하고 예가체프로 떠났다.
그리고 돌아온 시다모에서 이 가족의 집을 찾았다.
나는 가족 사진 촬영 장소와 집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먼 거리에 있는 작은 방 한 칸의 흙집이었다.

 

 

 

아프리카에서 가족 사진을 찍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겨우 한 장의 사진일 뿐인데 겨우 한 번의 촬영일 뿐인데…
작은 사진 한 장이 이들에게 얼마나 깊은 의미가 있을까?
지금까지 아프리카에서 1,200장의 가족 사진을 촬영했다.
난 왜 이토록 가족 사진에 집착했던 것일까?
스스로 이유도 모른 채 본능적으로 시작한 가족 사진 촬영이 이제 꽤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이번 에티오피아로 떠나기 며칠 전 그동안 촬영한 가족 사진을 보면서야 내가 그토록 집착한 이유를 알았다.
그건 바로 나에겐 가족 사진이 한 장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가난한 집안 형편상 한 장의 사진도 찍어 남길 수 없었던 우리 식구들.

 

 















그래서 난 어린시절 사진이라곤
초등학교 4학년 소풍 때 엄마와 막내누나랑 찍은 사진이 전부였다.
그 한 장의 사진만 내 어린시절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은 흔하디 흔한 백일 사진이나 돌 사진 조차도 없다.
그래서였는지 모르겠다.
그토록 가족 사진에 집착하는 이유가.
어린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가족 사진이 나이를 들어서는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아프리카에서 정식으로 가족 사진을 촬영하는 가족은 많지 않다.
특히 시골로 갈수록 그런 기회는 더욱 어렵다.
그래서 그들에게 가족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특별한 일인지도 모른다.


신미식| 디자인을 전공한 후 15년 가까이 그 분야에서 일해 왔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처음 카메라를 장만하고 사진에 미치기 시작하면서 17년 동안 세상을 향해 새로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며 여전히 여행 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지독한 방랑벽을 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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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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