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디뮤지션의 반대말은?
답) 조용필


우리네 부모님들이 노래 좀 하는 사람 보고 꼭 ‘조용필 같다’라고 하는 걸 보면, 가장 유명한 대형 가수가 조용필임에 동의하게 된다. 왜 인디 꼭지에 난데없는 조용필? 그렇다면 최희선은 어떨까? 기타리스트 최희선은 알랑가몰라~. 그는 조용필의 모든 라이브공연을 함께 하는 밴드 <위대한 탄생>을 20년간 이끌어 온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 자신의 이름을 건 첫 번째 연주앨범 <Another Dreaming>을 냈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투어공연을 통해 가장 부유한 한국의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이 아닐까 생각되는 최희선이지만, 자신의 사비를 털어 셀프 음반을 냈으니 인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는 1980년대 한국에서 섭외 1순위의 기타 세션으로 이름을 날렸다. 1993년 조용필의 <위대한 탄생>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합류한 이후로는 그 외의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조용필은 이때부터 방송 활동이나 CF 등에 전혀 출연하지 않고 스타디움 등에서 대형 라이브공연을 통해서만 팬들과 만났고, 밴드 멤버도 방송을 통해 잘 접할 수 없었다. 요즘 예능프로 등에서 가끔 회자되는 대로, 한국의 3대 기타리스트로 김도균, 김태원, 신대철을 말하지만, 사실 최희선은 굳이 그런 칭호조차 필요 없는, 아는 사람은 아는 한국의 기타 고수이다.


그에게는 꿈이 두 가지 있었는데, 록페스티
벌에서 웃통을 벗는 것과 나이 50에 이르면 연주 앨범을 하나 내자는 것이었다고 한다. 올해로 55세가 되었으니 약간은 늦은 감이 있지만, 꿈은 이룬 셈이다. 원래는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후배 가수들의 참여를 계획했었는데 앨범을 준비하며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선배인 배철수가 보컬이 꼭 있어야 팔린다고 극구 말렸지만, 결국 자신의 고집대로 오로지 기타 연주만 들어간 연주 음반을 만들었다. 바로 인디의 정신! 팔리는 게 중요한가? 내 음악을 담는 게 중요하지.


<Another Dreaming>은 70~80년대 록 
기타리스트의 정취가 흠뻑 묻어 있는 교과서 같은 음반이다. AC/DC의 앵거스 영 형제 느낌이 가득한 ‘Power Gate’, 바로크 스타일의 ‘Thunder Storm Flower’, 블루스 ‘Sound of Moon’등 록 기타리스트의 로망을 담은 음반이다. 요즘 유행하는 인디 음악의 느낌과는 다르지만, 그 시대를 관통해온 청자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진정성과 장르적 충실함이 담긴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록 스피릿! 이제 막 홍대 길거리에 서 기타 하나 메고 버스킹을 시작하는 인디 뮤지션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으로 20년 활동한 경력 40년의 기타리스트 최희선도 마음 깊은 곳 록의 정신은 통하는 법. 


(하지만 사실 한국의 기타리스트 중에 최희
선만큼 호사를 누린 연주자도 많지 않을 것이다. 2008년도 조용필 데뷔 40주년 공연이 있었던 올림픽 주경기장에는 5만 명이 모였고 무대 길이가 120m였다고 한다. 이 정도면 연주자 입장에서는 웬만해서는 걱정 안 해도 될 부분을 걱정해야 하는데, 소리의 속도가 330m/s이니 각각의 앰프에서 나는 소리들이 0.3초의 차이까지 날 수가 있다. 연주자 입장에서는 이 정도 소리의 지연은 악기간의 박자 맞추기를 상당히 곤란하게 만든다. 사운드엔지니어와 협력으로 모니터 시스템을 최대한 잘 디자인해보지만, 어쩔 수 없이 어긋나는 부분은 감으로 조금 미리 연주하는 정도밖에 답이 없다는 최희선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이런 무대에서(그것도 정기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기타리스트가 한국에 몇 명이나 있을까. 이쯤 되면 허세가 가능하겠다. ‘100m 무대에서 기타 쳐 봤어? 안 쳐봤음 말을 마. 동물적 감각이 없으면 말야, 힘들지. 암.’)




이재윤| 문화선교연구원의 ‘이코디’ 로 불리는 그는 정작 아내에게 패션 코디를 받는다. 기독교 인디밴드 티니의 수줍은 많은 리더이자 목사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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