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를 시작하고 1년여의 시간동안 선배들의 발자국을 되짚으며, 존경을 담되 과하지 않은 상찬으로 그들의 길과 걸음을 가늠코자 했다. 물론 돌아보니 비판보단 애정으로 기운 글이 대부분이라 객관성이나 균형감을 상실한 것임에 분명해 보인다. 그리하여 이쯤에서 드디어 만난 하덕규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선물처럼 주어진 그
함축적인 가사를 쓰는 이는 이미 자신의 뜻과 삶이 자신의 노래 안에 녹아있다고 믿는다. 동시에 그가 훌륭한 작가라면, 그 가사와 이야기를 청자가 동의하며 내면화해 주거나 동시에 다양하게 해석하고 더욱 많은 해석의 여지도 남긴다. 더는 아티스트 개인의 노래가 아닌 청자의 것으로 소유권이 이양된다고 볼 수 있다.
하덕규는 한국의 음악계(CCM과 대중음악을 통틀어)에 선물처럼 주어진 존재임을 누구도 부인 못할 것이며, 가장 함축적이며 내재적인 이야기를 품어내는 아티스트다.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을 자신의 사상적 전환을 기준으로 전기 비트겐슈타인과 후기 비트겐슈타인으로 나누는 것처럼, 하덕규 역시 회심을 전후로 전혀 다른 것을 이야기한다. 상처 입은 혹은 상처 입기 쉬운 청춘의 결이 선명한 위태로운 노래들, 자신 안의 또 다른 자신이 가시처럼 돋아나는 속사람의 울음이, 절대자를 대면하며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여린 영혼의 내면을 어루만지고 일상의 소소함을 놓치지 않으며,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선과 절망에서 한 모금의 희망을 길어내는 일관성은 여전하지만, 그의 노래와 이야기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완벽하게 다시 섰다.
나는 내 어설픈 글보다 그가 만든 놀라운 노래 몇 곡의 가사를 그저 적어봄으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보여드리려 한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되리라 나는 믿는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철학은 이론이 아니라 활동이다.” 
하덕규의 노래들은 말한다. “CCM은 이론이 아니라 활동이다.”
그의 노래는 오래도록 살아남아 우리 안에서 활동하며, 여린 내면이 하나님을 보고 듣고 말하게 할 것이다.


민호기|CCM 듀오 ‘소망의 바다’ 가수이자, 목사, 교수인 그는 요즘 작가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얻었다. 그런데 그는 그보다 좋은 아빠와 남편이길 원하고 하나님 앞에서 작은 예배자로 살기를 소망한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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