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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길에게 길을 묻다

산에서 머물다


가끔 산으로 간다. 
시간을 두고 하나씩 하나씩 모은 것을 가지고 캠핑을 한다.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자연은 온통 자신의 색으로 치장하고 있다.
연신 감탄사를 토해 낼 수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계절.
그래서 자꾸만 자연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자꾸만 숲속에 나를 놓아둔다.
산에서 머무는 시간은 누릴 수록 벅찬 행복감을 안겨준다.
작은 숲길을 걸으며, 작은 마음을 열어본다.
높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크게 호흡을 해본다. 
풀잎에서 나는 자연의 향기는 그 또한 얼마나 향긋한가.
행복이란 먼곳에 있지 않음을 느낀다. 
그렇다. 행복했다. 
함께한 소중한 사람들이 있어서 더 그렇다. 

글 · 사진 신미식


햇살 머금은 꽃들이 방금 외출을 나온듯 수줍게 얼굴을내민다. 
노랑, 초록, 분홍, 자주색 꽃들이 초록으로 물든 산과 들을 수놓고 있다. 
참 아름답구나. 참사랑스럽구나. 
자연이 주는 선물을 카메라에 담으려 마음을 열고 다가갔다. 
셔터를 누르는 손의 동작조차도 춤을 추듯 꽃과 하나를 이룬다. 
산다는거? 이런 거구나.
행복이란? 이런 거구나. 
수없이 마음으로 되뇌던 이 날의 오후는 그 자체로 감사였다. 
자연은 내게 살아가는 행복을 선물했고 꽃으로 지천인 캠핑장에서
오랜만에 맡아보는 숲의 향기는 그 무엇보다 달콤했다.




사는 것과 살아지는 것은, 분명 다르다. 
지금 이곳에 있는 나를 스스로 축복한다. 
행복? 참 가까이에 있다. 
먼 곳으로 떠나지 않아도, 언제 캠핑 한번 같이 가실래요?





신미식| 디자인을 전공한 후 15년 가까이 그 분야에서 일해 왔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처음 카메라를 장만하고 사진에 미치기 시작하면서 17년 동안 세상을 향해 새로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며 여전히 여행 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지독한 방랑벽을 소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