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을 넘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노래판을 벌이더니, 급기야 춤판이다. 



정직한 천사의 편집

숨 막히는 경쟁 구조 속에 모여든 참가자 사이에는 우리가 다 보지 못하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제작자는 그중에 관심거리일 만한 이야기들을 포착해 나름의 편집을 거쳐 대중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일종의 편집 방식을 남발하며 출연자 일부를 호감에 반대되는 존재로 부각하여 원성을 사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 새 시즌을 맞이한 <슈퍼스타 K>에서 이를 ‘악마의 편집’이라 일컫기 시작했고 혹자는 이마저도 대중의 관심을 사는 방식이고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기 위한 것뿐이니 뭘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느냐 말하기도 했다. 
<댄싱 9>은 달랐다. 생방송 경연을 앞두고 프로그램 중반부에 들어서기까지 참가자를 교묘히 이용해 자극적인 에피소드를 뽑아내는 악의적 편집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애먼 데 편집기를 사용하는 대신 참가자와 심사위원 두 집단 모두 깔아놓은 멍석에서 ‘춤’이라는 것을 즐기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준다. ‘춤’으로 일약 스타가 되기엔 우리나라의 문화적 인식 측면의 한계도 있겠지만, 지금껏 남아 춤을 추는 참가자는 ‘상금’을 넘어서 팀이 되어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함께하는 것에 기쁨을 누리고 있다. 어쩌면 춤꾼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는 것의 생계적인 어려움이나 설움 등을 몸이 부서져라 춤 안에 묻어두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후의 삶이 어찌 흘러갈지는 당분간 접어두고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즐기려는 게 이들의 태도이다. 이는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며 여전히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것들이다. 
무한한 경쟁의 사회에 우리는 어느 틈에 경쟁은 당연히 겪어야 하는 삶의 순리처럼 인식하고 시청자들은 이런 대형 오디션에 참가한 그들을 보며 자신들의 삶과 다름없는 모습에 동질감을 느낀다. ‘악마의 편집’에 분노했던 것은 마치 꿈을 이루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로 간주되며 “재밌으면 됐어”라는 말로 치부하기에 너무나 뻔뻔한 제작진의 몰상식 때문이었다.
적어도 <댄싱 9>의 제작진은 초창기와는 사뭇 달라진 <슈퍼스타 K>의 변질한 모습을 답습하진 않을 것 같다. 악마의 먹잇감이 될 팀원 간의 불꽃 튀는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들의 상황을 큰일처럼 심각하게 몰아가지 않았고, 충분히 변명할 기회를 주었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그들의 행동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 일부러 탈락시켰다 다시 붙이는 횡포에 가까운 진행도 없다. 그럼에도 <댄싱 9>이 심심하지 않은 이유는 장르 불문 ‘댄서’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정직하게 대하는 제작진과 그들의 태도에 부응하는 열정의 참가자의 만들어내는 앙상블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켜볼 거예요

이제 <댄싱 9>에게 남은 것은 생방송 무
대를 잘 치러내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가 자신이 좋아하는 참가자에게 한 통에 100원짜리 유료문자를 보낸다고 ‘대국민 축제의 장’이라 말할 수 없을 테고, 눈이 안 보여야 참가자가 무서워한다며 선글라스를 골라 쓰는 심사위원이 있어야 프로그램의 기강이 서는 것은 더 더욱 아닐 것이다. 똑똑한 오늘의 시청자는 가슴 속에 있는 걸 노래하고 싶고 온몸으로 꿈을 표현하고 싶은 보통의 사람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응원하는지 그저 시청률의 도구로 사용하는지 지난 오디션 프로의 열풍을 겪으며 알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잘 유지해 오고 있는 제작진과 참가자의 관계는 대중의 관심과 시청률의 척도가 되는 생방송 경연을 통해 그 진가가 드러날 것이다. 부디 제작진들 문자 몇 건에 속지 마시기를. 끝까지 신명 나는 춤판 이어가 주시기를. 글 박하나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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