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중인 초호화 여객선 갑판에서 아비규환 승객들의 안정을 위해 스스로 구명을 중단하고 음악을 연주했던 사람들이 있지요? 바로 타이타닉호의 음악 단장이며 바이올리스트인 왈레스 하틀리(Wallace Hartley)와 그의 단원 이야기 말입니다. 1958년 영화 타이타닉호의 비극(A Night to Remember)에서는 7중주 실내악단으로 등장하고, 1997년 영화 <타이타닉> 에서는 현악 4중주로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8명이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침몰 10분 전에서야 연주를 마치고 헤어졌다고 하는데 결국은 모두 사망합니다. 연주한 찬송가가 무엇이었나 하는 것도 2, 3가지로 의견이 분분한데, 두 영화도 서로 다른 음악을 채택합니다. 한국 사람에게 친숙한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Nearer, My God to Thee)>라는 찬송가를 사용한 영화는 1997년 <Titanic> 입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상상해 봅니다. ‘이들이 <나 같은 죄인 살리신Amazing Grace>도 연주하
지 않았을까? 만약 탈출 상황에서 연주하지 않았다면, 평소 선상 파티에서라도 한 번은 연주하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Amazing Grace’는 우리의 ‘아리랑’만큼 영미 문화권 사람들에게 특별히 사랑받는 곡이라 지금도 무수히 많은 음악인이 연주하고 재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이곡은 미국찬송가 사전에 따르면, 아일랜드 혹은 스코틀랜드 민요라는 설도 있고, 19세기 미국 남부에서 작곡되었다고도 합니다. 다만 작사
자는 존 뉴턴(John Newton)인데 그는 어려서부터 상선의 선원인 아버지를 따라 도제로 배를 탔으며, 나중에는 흑인 노예를 수송하는 소위 노예 무역에 종사합니다. 후에 선장이 된 그는 배가 폭풍우를 만나 좌초될 위기에 빠지는데(공교롭게도 이 대목에서 타이타닉호를 떠올립니다), 그는 모친이 독실한 크리스천이었어도 마음에서 우러난 기도는 이때가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배는 기적적으로 폭풍우를 벗어나고 그는 하나님께 생명을 빚진 일을 잊지 않고 살다가, 훗날 면학에 매진해 성공회 사제가 됩니다. 존 뉴턴은 흑인 노예 무역에 관여한 자신을 용서해주신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 … 큰 죄악에서 건지신 주 은혜 고마와, 나 처음 믿은 그 시간 귀하고 귀하다 … ” 라는 가사를 붙입니다. 


손인경(violin), 배일환(cello), 이민정(piano)은 1989년에 소마 트리오(Soma Trio)를 결성하고, 1992년에 1집 앨범 <DEAR GOD>, 2004년에 2집 앨범 <I 
Love You> 를 발표합니다. 오늘 소개하려는 음악이 바로 소마 트리오 2집에 포함된 곡 <Amazing Grace with Bach> 입니다. 제목처럼 바흐의 프렐류드(Prelude)가 무려 3곡이나 숨어 있습니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1악장 Prelude, 클라비어를 위한 평균율 1집 1악장 Prelude,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3번 1악장 Prelude.


요즘 한 TV 채널의 요리 대결 프로그램을 봤더니, 요리를 맛보고 그 안에 들어간 19가지의 재료를 맞춰야 하는 통과의례가 있더라구요. 원고를 위해 어쩔 수 없이 <Amazing Grace with Bach>에 들어간 재료는 이미 알려드렸지만, 그 재료들이 언제 어떤 변형하고 Amazing Grace를 구성하는지, 여러분이 직접 끼워 맞춰 보면서 찬송과 클래식을 동시에 음미해 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스텐포드, 쥴리어드, 인디애나, 예일 음대, 서울대를 두루 거친 소마 트리오의 연주는 정말 Amazing Grace ! 그 자체입니다. 



황소연| 직장에선 황이사님, 교회에선 황집사님, 사진계에선 황작가님, 페이스북에선 소여니아님으로 불리며 나이 마흔 중반에 아직도 정체성이 혼란한 남자! 하
지만 예술과 신앙으로 온전한 형체를 잡아가는 남자! 아담의 본향이며 성서의 대명사로써 ‘에덴’ 을 주제로 fi ne-art 사진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세 번째 개인전을 준비 중입니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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