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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아직 다 못다 한 이야기

2013년 9-10월호 기자후기








원유진 CCM 전용 공연장을 꿈꾸며 개장한 ‘나니아의 옷장’ 오픈 파티에 다녀왔습니다. 지하 작은 공간이라고 대장님은 소박하게 말씀하셨지만, 옷장 문을 열고 들어가면 펼쳐지던 광활한 나니아의 세계처럼 ‘나니아의 옷장’에서 시작하는 음악은 우리에게 광활한 세계를 맛보게 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예배 찬양곡으로 부르던 곡을 창작자의 입으로 듣고 있으려니, 예배와 콘서트의 묘한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또 다른 어떤 (좋은) 것’이었습니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우리는 자주 이런 묘한 기분을 느껴야겠지요. <오늘>은 그걸 찾고 나누는 자리이자 매개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윤지
지난 호 마감을 하고 나서, 원유진 기자와 함께 함창에 가서 1-2월 호 ‘이즌 쉬 러블리’에 나오셨던 박계해 선
생님을 만나고 왔어요. 처음 뵙는데도 커다랗게 쌓아주신 팥빙수만큼 넉넉한 웃음으로 마음을 열어주셨지요. 그다음 주엔 안무가 류장현의 <갓 잡아 올린 춤>을 보고, 시나위 앙상블의 국악 공연도 보았습니다. 모두 <오늘>을 통해 알게 된 분들, 감동의 트라이앵글이었지요! 지난 이 년 동안, 관심과 인연의 폭이 넓어졌어요.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얻어가는 많은 것들이 참, 고맙습니다.











박하나
올여름 아프리카 케냐로 아웃리치를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나이로비 공항 국제선 청사가 고의성 방화로 폐쇄
되는 바람에 예정에 없이 더 머물러야만 했어요. 뜻밖에 주어진 이틀. 그리고 돌아와 두 번째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활주로 임시 대기소에서 기약 없는 비행기를 기다릴 때의 지루함 만큼 힘들었답니다. 내 의지가 있든 없든 부디, ‘오늘’ 경험하고 있는 모든 시간 안에 그분이 함께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신화민
밤기차를 타고 도착한 나주. 날이 밝은 뒤 천연염색장을 찾아갔어요. 양지바른 마당, 기다린 장대 위의 빨랫줄
마다 염색된 천들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을 상상하며 마음이 부풀었죠. 도착하니, 널린 천이 없었어요. 바람도 없었어요. 그 날 나주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고, 움직인 시간은 해가 가장 뜨겁다는 1시였거든요(너무 뜨거운 볕에 내놓으면 색이 바랜다네요). 천연염색장인 정관채 선생님의 갤러리를 감상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어요. 가을에는 쪽빛 천들이 나부끼는 모습을 볼 수 있겠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걸 보면요.
















안미리
예술적 가치를 가늠하기 전에, 마음이 반응하는 사진이 있습니다. 그냥 유독 끌리는 사진 말입니다. 내겐 ‘동
백꽃 아프리카’가 그랬습니다. 78장의 컬러사진 하나하나가 마음에 꼭 밀착되었습니다. 밋밋한 듯, 무심한 듯, 아프리카에 귀를 기울이는 작가의 깊은 눈과 배려가 느껴져 조금 설레기도 했고요. 작가를 몇 발 뒤에서 관찰하는 듯한 묘한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아프리카가 아니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어디가 되었든 김민호 작가 개인의 잔잔한 배려와 짙은 관심이 흔적으로 남을 겁니다. 나는 어디에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을까요. 독자가 느낄 <오늘>의 시선이, ‘동백꽃 아프리카’처럼 온기의 흔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새롬
사비나 미술관에서 열린 조던 매터의 사진전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을 보고 왔습니다. 무용수, 운동선수
와 함께 맨 몸으로 만들어낸 ‘결정적인 순간’! 평범한 일상의 시공간을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순간으로 바꾸는 마법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사진과 낡은 전축 워크숍’에 다녀온 후 사진의 매력에 더욱 깊이 빠져 버렸어요. 카메라를 사야 겠다는 결심이 불끈! 저도 삶을 진지하게 응시하고 결정적 순간을 포착해내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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