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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2008 09-10 미디어 2.0 시대, 달라진 소통

미디어 2.0 시대, 달라진 소통 6 | Web 2.0 Vs Church 2.0

 

웹 에이전시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보니 최근에는 ‘웹2.0이 무슨 말인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웹 2.0이란 새로운 발명이나 진보, 변화가 아닌 웹 초기정신으로 돌아가는 ‘회귀의 현상’이라고 정의하곤 한다. 월드 와이드 웹(www)을 개발하면서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팀 버너스 리’는 인터넷을 자유와 평등의 사상적 토대 위에서 발명했다. 그럼으로 웹 초기정신이라는 것은 ‘참여, 개방, 소통’이라는 세 가지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영향력이 확대되자 인터넷에선 이런 초기 정신들이 사라졌고, 지나친 상업적 공간이 되어 버렸다. 온라인의 시장 선점자들은 오프라인보다 더욱 독점적이고도 강력한 지위와 권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인터넷 정신의 시초, 예수 그리스도

웹 2.0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소비자의 참여를 통해 초기 인터넷 사상을 복원하고자 하는 운동이다. 웹 초기정신인 ‘참여, 개방, 소통’으로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구분한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정보의 생산자로 변화하면서 쌍방향 소통을 시도하는 것이다. 웹 초기에는 ‘참여, 개방, 소통’이 사상으로만 존재했지만, 지금은 테크놀러지의 발달로 싸고, 쉽고 빠른 기술들을 통해 다수의 사람들에게 참여, 개방, 소통의 기회가 늘어난 것이다.

나는 ‘참여, 개방, 소통’이라는 인터넷 정신의 시초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하고 싶다. 근본 하나님인 그 분이 육신의 몸으로 세상에 ‘참여’하셨고, 구원의 문을 열방으로 ‘개방’ 하셨으며 시공을 초월한 채 여전히 우리와 ‘소통’ 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에겐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소통의 명령까지 하셨다. 그래서 ‘참여, 개방, 소통’은 인터넷만의 정신이 아니라 복음의 근본이자 교회의 의무를 말하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웹 2.0 운동이 일어나는 것처럼 교회와 크리스천에게도 이 근본정신을 회복하며 ‘교회 2.0’ 시대를 개척해야 하는 것이다.

교회가 세상과 ‘참여, 개방, 소통’을 원활하게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크리스천의 수가 차고 넘침에도 복음의 영향력은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고, 대부분의 교회가 웹사이트를 가지고 있지만 단지 교회를 알리기만 하는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뿐이다. 게시판이나 토론을 통한 쌍방향의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 더욱이 인터넷 댓글들에 흔하게 달리는 ‘개독교, 먹사’같은 표현을 보고 인터넷을 사탄의 도구쯤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진 교회와 목회자도 많다.


교회여, ‘2.0 운동’을 시작하라

하지만 나는 인터넷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전적으로 교회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댓글들을 잘 살펴보면 복음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즉 네티즌들이 요한복음 3장 16절(‘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이 틀렸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외제 스포츠카 타시는, 그리고 상식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하는 일부 목회자와 교회의 잘못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모습에 대해 교회는 기독교를 공격한다고 착각하며 반응하는 것이다. 그렇게 포커스가 틀려지니 세상과 교회는 당연히 소통이 단절되는 것이다.

교회는 일주일에 한번 목사님의 설교를 보러가는 ‘극장’이 아니다. 세상에 소금으로 참여하고, 복음을 열방으로 확장하는 임무를 가진 소통의 ‘통로’다. 교회로 사람을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사람들에게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 더 이상 세상과 교회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한 채 자기 목소리만 내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먼저 ‘참여, 개방, 소통’ 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회에게 ‘2.0 운동’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조현진|크로스 미디어 에이전시인 (주)펜타브리드의 수석 컨설턴트로 일하며, ‘언어노동자’라는 자신의 블로그(blog.naver.com/montanaz.do)에 ‘위대한 실패자, 베드로’를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