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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2008 11-12 세상을 바꾸는 착한 소비

세상을 바꾸는 착한 소비 7 | 자발적 불편함을 선택하는 기쁨 - 예장생협 김영애 이사

에디터 노영신



“딩동~!”

김영애 씨네 집에 벨이 울린다. 예장생협에서 주문한 물건이 도착했나보다. 일주일에 두 번 택배로 받는데, 이번에는 천연화장품 스킨, 로션과 친환경 욕실세정제를 샀다. 몸에 좋아 들고 다니며 먹는 도라지환도 다 떨어져 주문했다. 물론 오늘의 저녁 찬거리는 기본! 채식 위주로 식사하는 가족에게 유기농 채소는 물론, 콩까스와 베지스테이크 등은 최고 인기 메뉴다. 예장생협 덕분에 건강을 되찾아 단골 이용자가 된 김영애 씨는 예장생협의 운영자이자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기독교 친환경 유기농 직거래 매장

웰빙과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생협이 만들어지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생협을 이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유기농 매장에서 물건을 사는 것과는 또 다른,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용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설립하고 운영하기 때문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친환경적인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생협이 오래 전 기독교(대한예수교장로회) 내에서 스스로 만들어져 생명과 믿음의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바로 ‘예장생활협동조합(이하 예장생협)’이다. 농촌과 자연, 환경에 관심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도시와 농촌에서, 특별히 농촌교회를 함께 돕기 위해 만들었다. 출자금 2만원을 내면 생산자, 소비자 누구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모든 생활재를 예장생협에서

김영애 이사는 7년 여 전부터 예장생협을 이용해왔다. “10년 동안 이유 없이 시름시름 앓았었는데, 그게 아토피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예장생협에서 나오는 것만 구입하고 먹을거리를 완전히 바꾸었죠.” 지금은 완전히 회복했다며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얼굴이 생기로 가득 차 보인다. “저희 집에서는 100% 모든 소비가 생협을 통해서만 이루어져요.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조미료, 화장품, 생필품 등 모든 생활재까지요. 주 2회 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계획적인 소비를 할 수 있고, 냉장고에 버리는 음식이 가득할 일이 없죠. 값이 조금 비싸긴 해도, 버리는 음식 값보다는 낫잖아요. 쓰레기봉투 살 때만 동네 슈퍼를 간답니다.” 예장생협의 음식을 먹으면서 가족 중 누구 하나 병원 가는 일이 없어졌다고. 그 이후 그녀는 착한 소비 전도사, 건강 전도사가 되어 자발적 불편함을 선택하는 삶의 기쁨을 만나는 이마다 전하게 되었다.


교회가 가입하면 구성원은 무료로 이용

김재일 이사장은 예장생협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서투른 경험이 가장 어려웠단다. “그리고 교회의 관심이 부족하고 참여가 저조하다는 것이겠죠? 대부분의 교회가 일회적인 과시적 행사는 좋아하지만, 빛이 잘 나지 않는 생활 운동에는 관심이 적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요즘 크고 유명한 생협들을 선호하는 것도 영세한 예장생협으로서는 어려움이죠.” 사회에서도 생협을 많이 이용하는데, 교회에서는 관심조차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김영애 이사는 교회를 돌아다니면서 여전도회 회원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생활재부터 바꿔달라 이야기해요. 먹을거리도 중요하지만, 친환경 세제를 쓰지 않으면 물려줘야 할 이 땅을 보존할 길이 없거든요. 그치만 별로 관심이 없어요. 이건 하나님의 명령인데요.”

교회(단체)일 경우 기본 출자금 15만원을 내면 교회 구성원은 출자금 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현재 38개 교회가 가입되어 있다. 교회가 교인들의 친환경적인 착한 소비를 지원하고 돕는 것은 어쩌면 그리 어려운 일도, 거창한 것도 아닌지 모른다.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착한 생산과 착한 소비를 아우르는 예장생협의 존재가 새삼 고맙다.




예장생협 02)426-0193,1392 www.yj-coop.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