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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추천 공연

살아있다면 흔들어라 ㅣ 댄스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




공연무대와는 쉽게 매치가 안 되는 종로구 낙원상가. 그 곳엔 상가주변의 곱창과 해장국 식당에서 맛보는 얼큰함과는 비교가 안 될춤의 용광로가 365일 쉬지 않고 끓고 있다. <사랑하면 춤을 춰라>가 바로 그 근원지다. 댄스컬 <사춤>은 2004년 10월 메사 팝콘홀에서 초연한 이래 현재까지 꾸준히 관객의 사랑을 받으며 지난 12월, 기념비적인 1000회 공연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국내 창작 비언어극(non-verbal performance)로는 최단횟수로 지금의 낙원상가에 전용관을 열었다.

관객들에 의해 줄임말로 바뀐 <사춤>은 무비컬처럼 ‘댄스’와 ‘뮤지컬’을 조합한 ‘댄스컬’로 불린다. 대사는 거의 없이 춤으로 말하고 춤으로 모든 것을 표현한다. 세부적으로는 모두 18가지의 테마를 담은 노래와 춤의 향연이 벌어지는데 배우들의 춤 실력은 물론이요, 노래 실력에 연기력도 가히 수준급이다.  <사춤>엔 나름 인간이 성장과정에서 겪는 희로애락을 심플한 구도를 통해 보여주는 스토리라인이 있다. 출생부터 시작하여 주인공인 빈과 준이 여주인공 선을 둘러싸고 발전시켜 가는 삼각관계가 그것이다. 이 설정 안에서 이들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성숙해간다. 그리고 곳곳엔 우리에게 친숙한 인생의 메시지들이 구호처럼 드러난다. 처음과 마지막은 관객이 함께 참여하도록 구성하여 관객과의 벽을 허무는 지혜로움도 보여준다. 몸치든 박치든 상관없다.

찌든 일상에서 잠시라도 탈출하고픈 이들, 백조마냥 고고한 척하는 배우들의 무대가 식상해지신 분들에게 주저 없이 강추하는 바이다.

글 박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