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은 결코 가볍지 않다. 밝고 가벼운 웃음으로만 표현될 줄 알았던 기쁨은 때론 뜨거운 눈물로 나타나곤 하니까 말이다. 연말이면 쏟아져 나오는 시상식에서나 보던 그 눈물이 어느새 내 눈에 고여 있는 걸 발견할 때. 여기까지 왔음에, 우리는 그만, 겸허히 삶을 이해하곤 한다. 그렇게 기쁨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다. 다만, 살며시 내려앉을 뿐이다. 마치 길 위에 초대된 손님처럼. 높을 고(高), 기쁠 희(喜), ‘큰 기쁨’이란 뜻을 가진 카페 고희는 이런 기쁨의 농도를 표현해낸 공간이다. 큰 창으로 손님을 반기는 외관은 밝고 가볍지만, 내부로 들어설수록 차분하게 내려앉은 공기를 느낄 수 있다.
마치 ‘고희’의 나이에 가지는 평화처럼. 아침과 점심사이, 큰 기쁨은 눈물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차분히 차를 즐기고 막 구운 빵 한 조각에 호들갑스럽게 행복해하고 싶은 공간. 기쁨도 슬픔도 그 경계를 지워 그저 살포시 앉아있는 공간. 고희(古稀)의 시간이 고희(高喜)의 공간에서 피어난다. 글ㆍ사진 신정은
위치 :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 커피 즐겨찾기를 끼고
우측으로 돌아 피자리또 옆 골목길
문의 : 02-734-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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