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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편집장의 편지

잘 놀고 계십니까

이번에는 <오늘>을 사임하시고, 네팔과 인도로 한 달간훌쩍 다녀오신 이전 편집장 노영신 목사의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직접 찍은 것을 한국에서 현상하여 엽서처럼꾸며서 주신 것을 스캔해 보았습니다. 사진 솜씨가 놀랍습니다. 나는 무엇보다 가냘픈 몸으로 눈 덥힌 흰 산 언저리까지 오르셨다는 점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게다가 산행 초보라니요. 자필로 이렇게 써서 주셨네요. “김준영님, 산을 오르면서 ‘향심기도’와 너무도 똑같다는 깨달음이, 아무것도 없음의 충만함을 살게 했습니다. 산으로 떠났어야 했던 이유를, 산에서 깨달았죠. 2010.5.14.쇠. 信.”
당신에게도 그 텅빔의 충만함이…

인사를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어떠셨나요? 즐거우셨나요? 5-6월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나는 처음 나온 <오늘>을 손에 쥐고 단번에 읽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선망하는 긍정적 유형이 아니기에 언짢게도 부족한 점만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 중 ‘문화동네 사람들’의 배우 박예진씨의 머리결의 색이 중간에 달라져서 좀 당혹스러웠습니다. 당신도 느끼셨나요. 혹시 애교 섞인 장난으로 아셨다면 고백합니다만 명백한 실수입니다. 당신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날 위해서라도 더 꼼꼼해야 하겠습니다. 그래도 지금 받아 눈으로 읽어 내려가는 당신과 이야기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7-8월은 후텁지근하겠지요. 그래도 놀아야 할 사명감이 불타오릅니다. 놀아야죠. 그것도 자알요. 이번 특집 주제는 놂입니다. 오해는 마십시오. 나뿐 아니라 우리는 모두 잘 살기 위해 놀지 잘 놀기 위해 살지는 않으니까요. 그런 목적성을 띄지 않아도 여하간 우리 한번 잘, 놀아 봅시다.

지금까지 묵직한 의미를 간결한 필치로 선사해 주었던 김주원 기자가 지난 호로 당신에게 작별을 고했습니다.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번 호부터 당신과 나의 감성적 갈증을 채워줄 정효진 기자가 함께할 것입니다.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나는 특집 중 홍신혜 기자의—fool 아니죠! Full 맞습니다—
‘혼자 놀기’ 글을 보고 눈물 나게 웃으며 읽었습니다. 당신도 읽어 보시면 아마 저와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겁니다. 읽고 난 후 정말 알지게 맺혀 있던 스트레스가 깨 타작 하듯 날아가 버릴 정도였으니까요. 진하 청년은 잘하면 여성 팬클럽 결성될 분위기입니다. 걱정 마세요. 제가 서울지부장 역할을 맡을 테니까요. 잘 걸러 드리겠습니다.

참! 이번 월드컵은 왜 이렇게 재미가 없을까요. 나만 그런가요? 그래도 나는 우리나라와 저 윗동네 북한 보는 맛에 힘을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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