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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추천 공연

당신의 마음을 여는 주문, Scary do!

뮤지컬 <스켈리두>
■기간 : 9월 10일(금) ∼ 12월 31일(금)까지
■장소 : 대학로 아트홀 스타시티 1관

흔히 공연이나 영화를 보러 갈 때 도움을 받는 도구는 인터넷이다. 그것이 과대 칭찬 광고이든, 안티와 경쟁자의 의도적인 악플이든 간에 인터넷 세계에 들어 온 이상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관람 후기는 직접적인 결제로 바로 이어지게 하는 막대한 힘이 있는데, 좋은 작품들은 관람 후에도 관객들의 자발적인 리뷰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문제는 광고도 미미한데다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관객 반응을 도무지알 수 없는 작품이다. 이럴 때는 ‘과감한 도전장’을 내밀어야 한다. 뮤지컬 <스켈리두>도 그런 부류이다.
과감한 도전은 무모한 객기로 끝나지 않고 빨간 홍시처럼 맛있게 무르익었다. <스켈리두>는 감히 성공(?)을 예감케 하는 두 가지 치명적인 핵폭탄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음악과 대사이다. 어차피 많은 돈을 투자해 대극장에서 올릴 작품이 아니라면 관객들을 사로잡는 것은 분위기를 적절히 담아내는 감미로운 음악과 스피디하게 관객의 호흡을 쥐었다 폈다 하는 대사의 맛이다. <스켈리두>는 ‘2001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음악상을 수상하고 <도깨비스톰>, <미라클> 등의 수많은 창작뮤지컬에서 실력을 검증 받은 작곡가 김대환의 중독성 짙은 아름다운 음악이 곳곳에 스며 있다. 그리고 무대 위에서 다시 갈고 닦아 더욱 탄탄해진 영화감독 장진 식의 수다가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점진적인 입소문과 장기 공연을 예견함과 동시에 지금의 무대 규모 이상에서도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한 가능성을 점쳐보는 바이다. 내용적으로도 정신없이 변신하며 뛰어다니는 남녀 두 멀티역이 지니는 극의 균형과 재미가 그 자체로도 엄청나고, 더 나아가 많은 변화들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왕년에 잘 나가던 아이돌 스타 수민과 그의 곁에 우연히 나타난 작사가 유희가 서로 티격태격 음악 작업을 하다가 결국 사랑에 빠진다로 요약될 만한 단순한 줄거리는 이런 여러 가지 무대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보는 재미를 풍성하게 해준다.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주인공 수민이 작곡을 할 때마다 반주에 맞춰 읊조리는 방언 같은 말이다. 흔히 옹알이 같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의미를 지닌 말처럼 하는 것을 지블리쉬라고 부르는데, 그만의 지블리쉬가 바로 “스켈리두(scary Do)”이다. “스켈리두 @#$@%#$^$##~~”라 흥얼거리는 그 주문 같은 소리엔 묘한 매력이 있다. 왠지 모를 설렘으로 다가와 귓가를 맴도는 묘한 사랑의 주문으로 혹은 “열려라 참깨” 같은 기적형 주문으로도 어울릴 듯하다. 답답한 현실마다 그 현실 너머를 보게 해주는 유희 같은 누군가가 당신 가까이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답답한 한 순간은 그냥 ‘Scary Dream’이 아니다. 글 박주철(전천후 문화반응자)


소설, 무대에서 만나다

연극 <우먼인블랙-J>
영국 작가 수잔 힐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우먼인블랙-J>은 여름보다는 가을에 어울리는 심리 공포극이다. 과거의 끔찍한 기억으로 수년간 악몽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중년의‘ 아서 킵스’가 지방의 한 공연장에서 만난 조연출과 극중극을 통해 기억을 떨쳐내려 한다는 내용. 조명과 음향을 통해 관객의 모든 감각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기간 : 9월 17일(금) ~ 11월 21일(일)
■장소 : 샘터파랑새극장 2관


연극 <죄와 벌>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2007년 아르코예술극장 차세대 연출가로 선정되기도 한 연출가 김원석은 주인공 라스꼴리니꼬프와 소냐의 철학적이고 사상적인 논쟁을 통해 원작의 무게감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소설 전체의 텍스트 중 몇 개의 에피소드만 추려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고전을 흥미롭게 그려냈다.
■기간 : 11월 17일(수) ~ 28일(일)
■장소 : 국립 별오름극장


연극<닥터 이라부>
일본의 인기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공중그네>와 <인터풀>을 원작으로 한 메디컬쇼<닥터 이라부>가 새롭게 재단장해 무대에 올랐다. 친근한 외모에 풍만한 풍채를 가진 닥터 이라부와 섹시한 록마니아 간호사마유미가 그들을 찾아온 강박증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원작만큼이나 유쾌하다.
■기간 : 9월 15일(수) ~ 11월 28일(일)
■장소 : 대학로 행복한 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