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정치학

다니엘 재피|秀su-book

커피 없는 하루를 상상하기 힘든 요즘, <커피의 정치학>이라니,커피로 무슨 정치를 한담? 트위터에 “커피당”? 아니면 미국 보수파 결사를 일컫는 “티 파티”Tea Party? 책의 원제는 <Brewing Justice>. 옮겨보자면 ‘정의 만들기’ 혹은 ‘정의 우려내기’ 정도가 적당하겠다. 도대체 커피와 정치 그리고 정의, 이들은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사실 일상이야말로 정치가 작동하는 곳 아닌가. 근 5년 동안 여기저기서 불어온 ‘공정무역’ 바람의 중심은 커피였다. 이런 바람은 그동안 커피 무역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정치적 인식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으로 지불하는 5,000원에서 남미 등 제3세계 커피 원두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10원이 채 안 된다. 공정무역 업체는 커피 생산자에게 더 많은 비율의 돈을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몇몇 지각 있는 소비자들은 가능하면 약간의 비용을 감내하더라도 공정무역 커피를 소비하려 애쓴다. 그런데 과연, 커피 무역의 정의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커피 생산자 농가에 가 닿을까? 정말 커피 무역은 정의로워질 수 있을까?
<커피의 정치학>은 이러한 질문에서부터 시작
해 커피 ‘공정무역’을 면밀히 살핀다. 좋은 일 하자는 공정무역이지만, 그것이 정말로 공정하려면 달성해야 하는 구체적인 질적, 양적 목표와 성과가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사회학 교수인 저자의 질문은 날카롭고 직접적 사례를 통해 도출해 낸 대답은 아쉽고 아프지만 적절하다. 그는 공정무역이라는 정의를 향한 운동은 커피 생산자들의 불평등한 환경을 양산해낸 바로 그 전세계적 자본주의 시장의 매커니즘을 더욱더 고착화하는 본질적 모순을 내재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너무 절망하지는 말자. 저자는 한계를 말하지만 희망조차 없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비록 적은 수이지만 실제로 공정무역의 혜택을 입은 커피 농가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부정의와 불공정을 쉬운 정의나 빛 좋은 공정이 아니라, 진짜 정의로 바꾸어 나갈 마음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읽어보자. 10cm의 노래‘ 아메리카노’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카푸치노를 마시며 읽기에는 조금 무거운 책이지만,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커피의 정의가 아닌 사람의 정의를 꿈꾸게 될 것이다.
조익상(트위@lit_er)


7번국도 Revisited
김연수|문학동네

소설가 김연수가 자신의 두 번째 장편 <7번국도>를 13년 만에 다시 찾았다. <7번국도 Revisited>는 이름만 바꿔서 내놓은 재탕이 아니라 거의 처음부터 다시 쓴, 전혀 새로운 작품이다. 그래서일까? <7번국도 Revisited>는 새로운 기억을 더듬는 듯한 생경한 감각을 독자와 나눈다. 하지만 그 감각은 그냥 탑승객으로서는 느낄 수 없다. 자신만의 7번국도를 달려본 여행자만, 또 다시 달려볼 각오가 된 자만 그 감각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참고로, 청춘 남녀와 비틀즈 노래를 엮어 놓고 기억에 천착하는 면 등이 <노르웨이의 숲>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하루키보다 김연수가 비틀즈 전곡 수를 곱한 만큼 더 낫다. 적어도 하루키는 <노르웨이의 숲>을 다시 찾지는 않았잖나.


사회적기업 창업교과서
야마모토 시게루|생각비행

제목 그대로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교과서로 읽힐 만한 책이다. 저자는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청년 사회적기업가 야마모토 시게루. 그가 자신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담아냈다. 책을 펼쳐 보면 짧은 글들로 구성된 한 챕터 한 챕터 말미에 잘 정리된 삽화와 요점이 담겨 있다. 마치 마인드맵처럼 여러 줄기로 뻗어나간 줄기에 모자라거나 넘침 없이 달려있는 푸른 잎사귀 같은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본의 사회적기업 사례를 들고 있어서 우리 상황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5년 동안 사회적기업만 운영한 장인이 한 글자 한 글자 써낸 책이기에 현 사회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고자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려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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