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포항오천교회


교회를 구분해 볼 때 여러 형태와 크기를 사용한다. 그러한 재단에서 우리는, 좋은 교회가 사람의 숫자, 그 사람을 담는 건물로 등식화하는 오류를 흔하게 범한다. 그런데 역사상 지금까지, 정말, 교회가 그랬던 적이 있었던가? 빨간 종탑(요즘은 하얀 빛을 발하는 종탑도 많다)의 교회들이 밤이면 ‘저 여기 있어요’하는 듯 비치는 도시 지역의 교회를 바라보노라면, 과연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꼽을 수 있는 진정한 가족, 친구, 형제, 자매, 일원으로서 한 지역의 교회는 가능하기는 할까라고 되묻는다. ‘교회가 어쩜 저럴 수 있는가?’ ‘교회 목사가 어쩜 저럴까’에 실망하며 수많은 해답을 이곳 저곳에서 찾아보지만, 어쩌면 참 교회는 그 지역사회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오랜 기간 동안 말 그대로 지역민과 함께 산 교회의 모습에서 그 해답이 있는 듯하다. 설교, 찬양 등의 어느 한 가지만 특수화한 교회에 사람이 모이는 교회가 아닌 그 지역 사람들이 모두 인정하고,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함께 즐기고 사는, 그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서 있는 교회가 진정한 에클레시아 교회가 아닐까!


교회의 테이프를 되감다
포항! 거센 바다 바람의 영향으로 프호항!이라고 불리는. 그곳서 끊기지 않고 쭉 잇따라 서 있는 포항오천교회. 갑자기 오색찬란한 컬러가 희뿌옇게 변하더니 이내 흑백의 영상이 눈 앞에 놓인다. 흰 도포자락에 갓을 쓰고 있는 목사와 미군복을 입은 외국인 목사가 함께 사진을 찍은 컷cut이 앞에 놓이면서 포항오천교회의 역사의 필름은 주루륵 돌기 시작한다. 교회는 6.25한국전쟁 이후의 폐허에서 움텄다.
모든 것이 영(0)과 같았던 시절, 김성호 원로목사의 처절하기까지 한 헌신은 포항의 북쪽에 비해 비교적 열악했던 오천읍이라는 터 위에 교회가 들어서게 했다. 포항 토박이들도 많지만 그에 못지 않게 외지인이 많은 포항 지역은 오히려 신앙의 씨앗이 심기는 데 좋은 밭 역할을 해 주었다. 그렇게 60년이 흐르고, 또 다른 세대를 접어 들기 시작한 시간이 7년 전이다. 7년 전 부임한 박성근 목사가 부임한 이래 교회는 3년씩 차근히 사역 방향을 설정하고 균형 있게 재정과 사역을 배분했고, 성도는 그 터에서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드러냈다. 첫 삼 년은 말씀으로 다시 한 번 마음을 흔들어 깨우기 위해 몸부림을 쳤고, 두 번째 삼 년은 그 다시 일어난 성도들이 힘을 모아 정성스레 지역민을 섬겼다. 그리고 세 번째삼 년의 첫 번째 1년인 올 해는 세대간의 소통과 일치 그리고 통합을 꿈꾸며 교육으로 삼았다.


교회를 교회답게 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지만 또 살펴보면 오히려 많다. 그래서 교회가 일로써 커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 일을 채우기 위해 회의, 회의, 회의를 거듭한다. 거기에서 다시 산출되는 계획, 행사, 프로그램, 일. 이런 도식을 그리지만 우리가 그 안에 넣어야 할 중요한 요소는 바로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의 중심에는 생명이 있다. 예수님은 한 사람을 생명 그 자체로 대했고, 그 생명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던졌다. 포항오천교회는 바로 이걸 한다. 온 교회가 집중하는 것은 다름 아닌 그 생명이고,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생명을 생명답게 대한다. “교인을 숫자의 한 단위로 보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목회는 실패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이,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모두 한 사람의 생명입니다. 생명을 가슴에 품는 순간 그곳에서 뜨거운 사랑이 흘러 들더군요.” 박성근 목사는 부임 초부터 지금까지 놓을수 없는, 놓아서는 안 되는 원리를 부여잡고 교회를 섬긴다. 이렇게 하니 그간 어떻게 지역의 생명들에게 다가가야 할지 망설였던 성도들이 방법을 산출하고 그 일을 했다.


지역의 중심에서 진정한 어른으로
오천교회는 60년이라는 긴 시간을 그 지역과 함께 했다. 이젠 왠만한 지역 어른의 모양세다. 하지만 절대 으름장을 놓고 뒷짐지고 에헴하지 않는다. 해를 더할수록 그에 걸맞은 섬김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그저 교회 축제의 절기가 아닌 절기 본 정신인 나눔 정신을 극대화하여 실천한다. 매해 다양한 그릇으로 그 정신을 담아낸다. 포항 남쪽에서 유일하게 이주여성 센터를 교회 안에서 수용한 후 여닫는 시간이 자유롭고, 사무적이지 않은 가족공동체가 구성되어 오히려 더 즐거워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밖에도 옷을 교환하고, 주 3회 무료급식을 지원하고, 오천읍 구석구석을 온 교인이 쉬지 않고 청소하는 일까지 감당한다. 문화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삶이 모이는 것이고, 그 삶의 자리에 새겨지는 문양을 서로 나누는 것이 포항오천교회가 생각하는 문화라는 것이다. 높고 낮음의 격차를 두지 않고 하루하루 함께 살고, 나누고, 소통하고, 기뻐하는 것이 포항오천교회가 힘쓰는 문화사역이다. “우리 지역에서는 문화라는 것이 서울처럼 화려한 것이 아닙니다. 오천읍이라는 동네 한가운데서 함께 사는 것이고, 교인들도, 저도 사는 거죠. 신앙은 사는 겁니다.” 교회는 그런 모습으로 그곳에 우두커니 서 있다.
오랜 시간 한 지역에서 같은 음식과 같은 공기를 마시며 서 있는 포항오천교회는 그 지역에 가장 적절한 형태의 문화적 접근을 진솔하게 하고 있다고 하겠다. 자칫 우월적 형태, 혹은 지역민하고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형태에 빠질 수 있는 교회의 모습을 균형 있게 발을 맞추게 하여 단연코 그 지역의 센터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포항오천교회는 그렇게 그 지역에서, 지금도 살고 있다.

포항오천교회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용덕 3리
054-293-0021 |
www.5000ch.or.kr


인·터·뷰  포항오천교회 박성근 목사

예수의 섬김으로


“성도들이 참 내 맘 같지 않을 때가 많지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결국 제 바람과 성도의 걸음 사이의 간격을
지혜롭게 좁히는 것이 필요해요. 그런데 오히려 내가 자꾸 ‘왜?’ ‘왜?’ '왜?’를 반복하면 접촉점은 사라지고 말아요. 결국 삶을 사는 것은 내가 아니고 성도니까요.” 교회에서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점이 바로 왜를 내려놓고 밑에서 섬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목회자는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말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잘하는 것보다 묵직하고 깊은 말이 입에서 나와야 한다고 봐요. 세상에는 얼마나 말이 많고, 또 말 잘하는 사람도 얼마나 많습니까?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은 아시는 분이 소개해준 깊은 산의 작은 집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 가면 더 깊은 음성, 더 깊은 언어를 배울 수 있거든요.” 인터뷰 내내 언어 하나 단어 하나를 맛깔스럽게 고른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는 교회를 생각하면 큰 그림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지만, 일방적으로 그런 그림만 앞세우고, 더 많은 사역으로 성도들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벌써 4년 째 그는 중고등 학생들과 호주와 캄보디아로 일정 기간을 함께 떠난다. 조금 형편이 좋은 문화와 그러지 못한 문화, 두 곳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고,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그들의 삶에 가장 중요한 자극을 주고 싶은 것이다. 가끔 영화관 통째로 빌려서 성도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다는 그. 전 세계에서 성도의 순종에 있어서는 THE CHURCH! 즉, 오직 하나이고, 바로 그 교회가 포항오천교회라고 환하게 웃는다. 요즘 차가 너무 좋다며 손수 정성스럽게 내려 따른 보이차 한 잔을 마시니 그 향이 온 몸에 번지는데, 포항의 따뜻한 공기와 어울려 넓은 어른의 큰 배려를 받은 것 같아 제법 마음도 따뜻해진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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