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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추천 음악

Brian Doerksen _ <Level Ground>

Brian Doerksen의 <Level Ground>가 지향하는 바는 아주 명확하다.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언덕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아니한 곳이 평탄하게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사40:4).” 이 선지자의 비전이 예배실황 앨범으로 탄생했다(DVD는 아직 ‘발매 예정’이다). 음악가들이 ‘스타의 자리’에서 내려와 사람들 가운데 예배자로 서는 것, 대형 체육관의 화려한 무대 대신 소규모로 모여 찬양하는 것, 그리고 각자 받은 은혜를 자유로이 나누는 것, 이것이 Doerksen의 새로운 예배 콘셉트이다. ‘유일한 은혜의 하나님’the Only God of Grace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 할 때,‘ 영광의 나타남’이라는 수직적 차원 앞에서 모든 이는 평지Level Ground위에 서게 된다. 그렇기에 유난히 이 앨범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찬양이 많다. 예수 그리스도는 ‘평화의 왕자’이시며Enter the Rest of God, ‘길과 진리’가 되신다The Jesus Way. 그분은 ‘생명의 수여자’이시며, ‘부활이요 생명’이 되신다Giver of Life. 그분은 ‘유일한 은혜의 하나님’이다Welcome to the Place of Level Ground. 그분은 내가 울고 웃을 때, 일하고 쉴 때, 그리고 상처입고 치유 받을 때 계신 분, 환언하면 ‘삶의 모든 순간에 계신 하나님’이며, 또한 ‘영광의 소망’ - 필자가 사랑하는 바울서 신의 한 구절이기도 한 - 이시다Everything.그러나 이 음반을 들으며 다시 한 번 질문한다. 우리는 지금, 어떤 노래를 부를 것인가? 물론 <Level Ground>가 제시하는 작은 모임, 거품을 뺀 음악, 그리스도를 향한 깊은 예배와 성도의 교제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감동과 의미가 있다. 그러나 표제에서 느껴지는 급진성이 예배의 형태에만 반영될 뿐, 노래의 메시지는 전통적인 찬양의 문법을 그대로 따른다. 오늘날 교회 공동체가 부르는 노래는 골짜기와 산의 간격이 극심한 세상에서 어떻게 육화할 수 있을까? 동일한 고민을 품고 내딛었을 Doerksen과 그의 친구들의 걸음걸이가 선지자의 그것처럼 앞으로도 더욱 담대하고, 고독하고, 또한 아름다워지기를.

권진원 _ 멜로디와 수채화
‘봄날에 내리는 비’가 아주 반갑지만 않은, 그런 3월과 4월을 보냈다. 그래도 우리의 기억에 있는 봄날의 비는 여전히 반갑고도 애잔한 정취가 있다. 권진원의 신보 <멜로디와 수채화>는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만한 봄날의 추억, 투명했던 첫사랑, 그리고 소소한 일상의 단편을 클래식 소품집처럼 우아한 음률로 표현한다. 편안하면서도 무미건조하지 않은, 무겁지 않으면서도 결코 경박하지 않은 균형감을 유지하며 모든 노래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싱어송라이터 권진원이 지닌 연륜의 힘일 것이다. 전체 곡 시간이 30분도 채 안 되는 열 개의 ‘멜로디’가 마치 한 곡의 여러 변주, 혹은 여러 악장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하나의 사랑스러운‘ 수채화’처럼 그려진다.


Adele _ 21
한창 주목을 받고 있는 젊은 여성 싱어송라이터 Adele이 새 앨범 <21>을 냈다. 데뷔 앨범인 <19>에 이어 두 번째 앨범에서도 자신의 나이를 앨범 표제로 삼은 것은 의미심장하다. 첫 번째 숫자가 샛별처럼 등장한 십대 가수 Adele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음악팬들에게 심어주었다고 한다면, 두 번째 숫자는 자신이 반짝 스타가 아니라 끊임없이 성장하는 음악가임을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Adele은 기본적으로 R&B적인 창법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거기에 묶여 있지 않고 개별 곡마다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강렬한 리듬 파트가 인상적인 ‘Rolling in the Deep’이나 ‘Rumour Has It’과 피아노와 오르간에 맞춰 다소 컨트리한 느낌으로 부르는 ‘One And Only’와 같은 노래를 비교하며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글 정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