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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매거진<오늘>/문화선교연구원

기쁨의 50일 프로젝트

가끔 잡지나 방송 등에서 ‘오늘의 역사’, ‘역사 속의 오늘’ 등의 제목으로 나오는 꼭지들이 있다. 몇 월 며칠이라는 오늘의 이름과 동일한 과거의 그 언젠가 한 날에 있었던 사건을 돌아보는 것, 재미있다. 지금부터 44년 전, 1968년 5월 13일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60억 인구의 숫자만큼 다양한 일이 있었겠지만 그중에서 ‘오늘’이 이야기하고 싶은 사건은 바로 ‘청십자의료보험’의 설립이다. 당시 한국에는 지금과 같은 의료보험이 없었다. 병원비가 없거나,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하찮은 병으로도 귀한 생명을 잃었던 안타까운 누군가의 사연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국가에서도 책임져 주지 못했던 의료복지의 문제. 청십자의료보험은 당시 100원하는 담배 값에도 못 미치는 월 60원만 내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민을 위한 의료보험이었다. 1989년 전 국민에게 의료보험이 확대될 때까지 20만 명 영세민 조합원들에게 의료혜택을 주었다. 이는 국가보다 10년 앞선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의료보험이었다. ‘청십자의료보험’을 창립한 장본인은 장기려 박사이다. 그는 철저한 기독교 신앙에 근거하여 가난한 사람들의 의사로 평생을 살았다. 단순한 개인 차원의 구제에 넘어서 사회적 정의의 개념에서 섬김을 실천했던 분이었다.

뮤지컬 <그사람, 바보의사 장기려>
부활절을 맞아 문화선교연구원에서는 장기려 박사의 삶을 소재로 <그사람, 바보의사 장기려>라는 뮤지컬을 창작하여 무대에 올린다. 박동혁이라는 40대 의사를 통해 장기려 박사의 삶을 조명해낸 작품이다. 주인공 박동혁은 신앙인으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람을 살리는 인술을 펼치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의사가 되었으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대부분의 신앙인들이 겪듯이 사회에서 신앙의 양심을 지키며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해 나가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박동혁은 이 시대 우리 모습의 전형이다. 이번 한 번만 눈 딱 감고 넘어가면 큰 이익을 움켜쥘 수 있다는 유혹은 오늘 한국 사회에 만연하다. 도덕성의 흠결에 대한 부분은 사회적 이미지에 있어 오늘의 교회가 당면한 큰 문제이기도 하다. 의사 박동혁의 고민은 자연스럽게 장기려 박사의 이야기를 오버랩할 수 있게 한다. 이기적인 자아가 너무나 커져 버린 현대인들에게 장기려 박사의 삶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당대 최고의 명의로서 수많은 업적에도 청빈한 삶을 고집했던 그에게는 1975년 정년퇴임 시 복음 병원 옥사에 마련한 66.115702㎡ 20평 남짓 관사가 전부였다. 뮤지컬 <그사람, 바보의사 장기려>에는 이러한 장기려 박사의 삶이 감동적으로 잘 그려져 있다. <시와 그림> 등 우리 귀에 익숙한 CCM곡들을 사용하여 뮤지컬을 만든 시도도 신선하며, 결의에 찬 마지막 곡 ‘하늘소망(소망의바다)’을 합창할 때는 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겠다는 비장한 다짐에 자신도 모르게 동참하게 된다.
이 뮤지컬은 상업적 목적으로 제작되는 뮤지컬은 아니다. 경제적 논리로 따지면 돈을 벌기가 불가능한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귀한 그 무언가를 나누어 줄 수 있는 뮤지컬이다. 이것이 기독교 문화 콘텐츠가 필요한 지점일 것이다.

기독교 문화 콘텐츠
많은 문화 콘텐츠들을 장르별로 구분해 볼 때 기독교적 사상, 기독교적 맨 파워 등이 큰 영향을 준 장르들이 있었다. 뮤지컬이 대표적인 예이다. 교회는 재능 있는 예비 배우들에게 노래와 춤, 연기를 배울 수 있는 훌륭한 학교의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현역 뮤지컬 배우 중에 상당수가 그리스도인이다. 기독교의 DNA 로 제작된 <마리아마리아>, <더플레이> 등의 작품은 한국뮤지컬 무대에서 작품성, 흥행성 모두 인정받은 바 있다. (<마리아마리아>2004년 제 10회 한국 뮤지컬대상 4개부문 수상<최우수작품상, 여우주연,음악상,극본상>, 국내최초 뉴욕 브로드웨이 초청공연. <더플레이>2002년 제8회 한국 뮤지컬대상 5개 부문<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극본상>). 이러한 흐름은 면면히 이어져 지금도 대학로 무대에서는 기독교적인 배경을 지닌 작품들을 계속 올리고 있다.
<마리아마리아>의 신화를 썼던 바로 그 팀(최무열 총감독, 유혜정 극작, 차경찬 작곡)이 현재 바울의 1만7000㎞ 전도여정을 쫓는 뮤지컬 <바울>을 제작하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이다. 최무열 대표는 이번 <바울>을 위해 MJ컴퍼니를 세우고 직접 배우들을 뽑아 작품에 투입했다. 특히 1년 동안 <바울>을 비롯, 네 개의 작품을 기독교 문화 콘텐츠로 제작해 올릴 계획이다.

뮤·지·컬

그 사람, 바보의사 장기려
일시 : 5월 ~ 6월, 전국순회공연
장소 : 대학로 엘림홀

중년의 의사인 박동혁이 책을 통해 장
기려 박사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아름 다운 삶의 반전.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일시 : 4월 14일(목) ~ 7월 10일(일)
장소 : 예술극장 나무와 물

매력적인 예수가 주인공을 초대해 고급와인과 최상의 코스 요리를 대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바울
일시 : 4월 8일(금) ~ 6월 5일(일)
장소 : 대학로 스타시티 SM스테이지

바울이 걸어 간 길을 조명해 본 로드뮤지컬로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제작진이 만든 작품이다.


영화 쪽에서도 좋은 기독교적인 작품들이 선전하고 있다. 2009년 말부터 <회복>, <소명> 등 기독교다큐멘터리의 선전에 힘입어 4월에 <소명3-히말라야의 슈바이처>가 개봉 첫 주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 개봉 6일 만에 독립영화 꿈의 스코어인 만 명을 넘어서는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좋은 기독교 문화 콘텐츠란 무엇일까. 종교의 틀 안에 갇혀 폐쇄적인 논리를 설파하는 그런 것은 아닐 듯하다. 복음은 사람을 살리는 능력이다. 장기려 박사가 의술을 통해 사람을 살렸듯이. 장기려 박사는 1968년 5월 13일 청십자의료보험을 창립하면서 다음과 같은 기념사를 했다.

초대교회에서는 재산공유, 즉 유무상통 했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현 사회주의 국가나 공산주의 국가에서 하듯이 강제된 제도는 아니었습니다. 자발적인 헌납으로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 모이는 이 조합도 자발적 의사로서 이 목적에 찬동하는 사람들이 가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초대교회에서 성령이 충만하여 사랑의 교제가 이루어졌던 것을 우리는 동경하면서 사랑으로 이 조합이 운영 되어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 세상적인 물질에 의존하는 것 보다는 신앙으로 해보자는데 의의가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믿음과 사랑으로 시작하는 것이니만치 성공하리라고 믿습니다.

초대교회의 사랑의 정신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일, 바로 그것이 사람을 살릴 것이다. 올해는 특별히 장기려 박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장기려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그분의 삶을 기리는 행사가 많이 계획되어 있다.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섬김의 삶이 조명되면 좋겠다. 뮤지컬 <그사람, 바보의사 장기려>의 초청공연을 통해 전국에서 그분의 삶을 통한 감동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또한 이곳저곳에서 기독교 문화 콘텐츠를 만드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의 귀한 헌신이 열매를 맺을 날을 그려본다.


영·화

하쿠나 마타나 - 지라니 이야기
감독 이창규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모든 쓰레기가 모이는 고로고초 마을에 사는 아이들이 합창을 통해 꿈과 희망을 갖게 된다.



소명3-히말라야의 슈바이처
감독 신현원

병원 개업 후 손님이 차고 넘쳐 엄청난 돈을 벌지만 가슴 한편이 허한 것을 느낀 강원희 선교사는 잘되던 병원을 정리하고 히말라야 오지에 의료선교사가 됐다.


용서
감독 김종철

이슬람교를 정식종교로 채택,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종교를 반드시 따라야만 하는 이스라엘 내의 팔레스타인 자치구에 살고 있는 숨은 크리스천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