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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길에게 길을 묻다

아픔의 자리에서 희망을 나누다


아이티에 가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을 그곳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가기 전 사진 교실을 위해 사진기를 모집했습니다.
모인 18대의 카메라, 그들에겐 꿈의 카메라가 될지 모릅니다.
내게 그랬던 것처럼요.


아이티에 도착한 고아원에는 대략 70명의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이곳의 아이들은 전부 지난 지진 피해 때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 자신들이 고아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보였습니다.
어쩌면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어서였을까요?
더 많이 힘들어 보이고, 많이 아파보였습니다



처음 보는 나를 붙잡고 안기는 아이들에게서 애정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낯선 외국인의 손마저도 그리워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슬픈 눈빛에 마음이 많이 아파왔습니다.
사진을 찍는 법을 배운 아이들. 그 아이들이 보는 세상은 어떨까요.
나와 다른 그 다름이, 그 다름이 아름다웠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사진을 찍던 아이들의 진지한 눈빛과 입가의 미소가 떠오릅니다.
사진이란? 이렇게 사람의 마음까지도 치료할 수 있나 봅니다.













신미식| 디자인을 전공한 후 15년 가까이 그 분야에서 일해 왔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처음 카메라를 장만하고 사진에 미치기 시작하면서 17년 동안 세상을 향해 새로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며 여전히 여행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지독한 방랑벽을 소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