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크라운

감독 : 톰 행크스
주연 : 톰 행크스, 줄리아 로버츠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해군에 입대해 20년간 취사병으로 복무했다. 제대 후엔 대형 마트에 입사하여 이달의 우수사원도 8번이나 해봤다. 결혼했고 집을 샀는데, 이혼을 하여 집 시세의 반을 대출받아 위자료로 주었다. 근데, 악! 경기 악화로 집값이 폭락한다. 대출금은 그대로라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다 못 갚는 신세가 된다. 어머나, 실직했다. 왜? 고졸이라서. 이놈의 회사는 기회균등을 실천하고 싶은데 고졸이라 승진에 지장이 있으니 승진하지 못할 바엔 일하지도 말란다. 뭐? 말 한 번 기똥차네. 헐, 이제 이 남자, 고졸백수이혼남빚쟁이다.
그게 뭐, 요즘 다 그렇다고? 사실 미국 아니고 여기서도 사람들은 직장에서 잘리고, 대출금을 못 갚고, 이혼하거나 기러기가 되어들 산다. 보통은 나름의 위안거리로 위로받으며, 삶은 원래가 고된 거니까 참고 견디며, 살아간다. 그런데 누구는 이걸 영화를 만들었다. 게다가 힘을 내란다. 집이야 넘기면 되고, 대학은 가면 되고, 사랑은 하면 된다고. 어서 해보라고 등을 떠민다. 누가? 톰 행크스가!
톰 행크스는 특이하다. 가족영화에서 로맨틱코미디, 전쟁, 스릴러, 우주 영화까지 소화하지 못하는 장르가 없다. 도대체 뭔 매력을 가졌나 싶어 얼굴을 보면, 늙었다. 동안도 미남도 아니다. 그저 미국에 가면 길에서 쉽게 스칠 것만 같은 인상 좋은 배불뚝이 50대 아저씨다. 근데 20대에도 그랬다. 아! 특이해서가 아니라 지극히 평범해서, 전형적이라서 그랬던 거구나(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연을 맡은 이유가 이거라고 하던가).
영화도 그렇다. 옆집 아저씨한테 일어난 일이라고 말해도 좋을 사건과 소재를 끌어다 쓴다. 딛고 선 바닥이 현실이니 허구인 영화에도
현실이 녹아든다. 영화 속 래리 크라운인지 톰 행크스인지 구분 안 가는 남자가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내는 일은 비단 영화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로맨틱하게’ 우리의 어깨를 토닥인다. 나도 했잖아, 그러니 너도 해봐, 할 수 있어. ‘네? 이건 영화잖아요’라고 반문하기엔 영화 중간중간 보여주는 그의 눈빛이 너무 진실 되다. 또 우수사원인가 기대할 때, 잘렸을 때, 꿈을 심었던 집을 떠날 때, 그 때마다 보여준 눈빛이다. 깔깔 웃다가 정신이 번쩍 든다. 예, 예, 전 아직 젊으니까요. 해볼까요?
설마하니, 대학을 가서 그 사람의 인생이 바뀐 것일까? 대졸이라 살아남았다고 좋아하던 그 동료도 결국 잘렸는데 대학이 답이라니, 그건 오해다. 백마 탄 공주가 나타나서? 글쎄, 그녀도 래리를 만나 비로소 다시 싱그러워졌으니까. 그래,‘ 사람’이다. 래리를 스쿠터 팀에 끼워주고 폴로셔츠를 벗긴 아이, 경제학 교수님, 풀린 눈으로 강의를 듣던 남학생, 대학 수강편람을 쥐어준 이웃사촌 등 모두 다 내 옆에서 함께 살아가며 서로를 변화시킨다. 주위를 민감히 살펴보자, 바로 그들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줄 테니까.  글 원유진

통증

감독 : 곽경택
주연 : 권상우, 정려원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통해 만화를 넘어 영화에서까지 흥행 작가로 자리매김한 강풀의 새 영화가 온다. 너도나도 틈만 나면 해대는 사랑이야기는 ‘통증’을 화두로 진부에서 벗어난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와 통증에 민감한 여자의 만남 자체가 극적이다. 다만 폭력과 청춘을 비릿한 날 것으로 만들고 사랑마저 지독하게 그려내는 곽경택의 연출이 스릴러마저 따뜻한 감성으로 풀어내는 강풀의 이야기를 어떻게 그려낼지는 의문이다. 이 영화는 추석 대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의뢰인

감독 : 손영성
주연 : 하정우, 박희순, 장혁

만날 사람이 만났다. 연기와 카리스마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하정우와 박희순, 게다가 장혁! 시체 없는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장혁을 두고 검사로 분한 박희순과 변호사로 나선 하정우가 치열하게 대립한다. ‘유죄냐 무죄냐’의 문제에서 ‘옳고 그름’의 문제로 변화하는 과정은 어떻게 펼쳐질 것이며, 배심원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나저나 세 남자의 슈트 입은 모습만 봐도 러닝타임이 모자를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지? 이 가을이 참 훈훈하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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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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