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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편집장의 편지

편집장의 편지

올 여름, 온 몸이 푹 젖는 듯 보냈습니다. 이
시간을 보내고 9-10월 호를 준비하며 문득 내게 던져진 아니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향한 약속 하나가 생각났어요. 그래요. 무지개입니다. 어쩌면 무지개 너머엔내 속에 여전한 못됨이 자리를 잡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죠. 아픈 여름을 보냈습니다.

‘나는 당신의 관객이에요’는 영화 <타인의 삶>에서 비즐러가 크리스타에게 건넨 말입니다. 사실 이 말은 당신께 내가 듣고 싶은 말입니다. 사사로운 몸의 상태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언제나 그렇듯 마감은 다가옵니다.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땀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원고가 하나 둘 메일함을 채우면 1차 기쁨이 마음에 번집니다. 2차로 디자이너의 손을 통해 디자인이라는 꽤나 창조적인 작업으로 글과 사진이 자리를 잡으면 그 기쁨은 짜릿한 희열로 바뀝니다. 근근이 쓴 커피로 연명하던 내게는 보약과 같다고나 할까요. 지난한 작업의 끝이 정돈되는 듯하니 오늘을 사는 당신에게 <오늘>이 그제야 바람직해 보이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더 많은 사랑과 애정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9-10월 호를 보고 약간(?)은 놀랐을 것입니다. 표지와 문화동네 사람들의 사진은 양해를 구합니다. 다소 <오늘>스럽지 않음
을 용서하십시오.

특집은 영화, 특히 기독교 영화를 다루었습니다. 특별히 5명의 크리스천 감독의 서면 인터뷰는 영화 현장의 진실한 오늘을
드러내 줄 것입니다. 나에겐 치열한 현장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올해로 9회를 맞는 서울기독교영화제에 들러 주십시오. <오늘>과 기독교영화제 사무실은 같은 건물에 있습니다. 그네들은 2층을 쓰지요. 높은 습기와 찌는 더위, 그리고 좁은 사무실에서도 기독교 영화제를 향한 그들의 사랑은 언제나 보기 좋은 웃음으로 표현됐지요. 당신이 그들을 격려할 수 있는 방법은 비교적 쉽습니다. 9월 29일에 시작하는 영화제에 참석하시는 겁니다. 지하철 1호선, 혹은 5호선 종로 3가 역 서울극장입니다.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하는 이윤 당신이 꼭 왔으면 하는 바람이 크기 때문입니다.

깊이 있는 기사로 함께 했던 이호은 객원기자는 이번 호로 아쉽지만 ‘고전으로 오늘을 읽다’로만 만날 수 있습니다. ‘소수의 취향’은 한 호 쉽니다. 늦은 휴가를 가려고 합니다. 문득 어느 곳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줍어하는 성격에 반사적으로 피하려 하는 나를 당신이 먼저 알아봐 주시길. 편집장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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