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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문화를 말하는 이유

임성빈|발행인


2008년을 맞이한 지 어제 같은데 어느덧 봄을 보내고 있다. 여느 해보다 빨리 맞이한 부활절을 지나고 기쁨의 50일을 보내면서 다시 한 번 주님 죽으심과 부활하심으로 허락하신 진정한 ‘기쁨’을 기억하고 누리려 애써 본다. 그간 너무도 사순절 문화에만 치중하여 진정한 주님 부활하심의 의미를 세상과 나누지 못하였음을 돌아보면서 우리는 ‘이웃과 민족과 함께 하는 부활절 기쁨의 50 일 프로젝트’를 시도하였다. 주님 허락하신 새 생명의 기쁨을 세상과 나누기 위해 뮤지컬과 영화에 눈을 돌렸다. 물론 우리가 나누어야 할 내용은 복음이요, 말씀이다. 그러나 세상과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도구로 뮤지컬과 영화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이다. 아둔한 인간들에게 새 생명 주시기 위하여 이 땅에 인간으로 오셔서 우리와 눈높이를 맞춰 주신 좋으신 우리 하나님을 닮아 보려는 몸짓이었다. 


우리가 어려운 여건 가운데에서 ‘오늘’을 발행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사랑의 몸짓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생각을 하여도, 좋은 일을 하여도 이웃들과 세상에 그것을 나누지 못한다면 그것은 변화를 불러 오지 못한다. 특별히 전 인구의 1/4이 넘는 신앙인들이 사는 이 땅의 문화가 나날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에 물들어 가고 있음을 지켜보면서, 신앙인으로서 문화적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이웃 사랑이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형제자매와 아들과 딸들이 더욱 정의롭고 사랑이 넘치는 문화 속에서 살도록 이 땅의 문화를 바꾸어 놓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뮤지컬, 영화, 잡지 등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문화도구들을 활용하여 이 세상에 복음적 영향력을 미치려 애쓰고 있다. 이러한 신앙적 노력과 실천을 문화선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화선교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 일단 문화선교의 내용물인 복음의 정수를 발견하고, 잘 정리하여 전달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복음적 내용을 전달하고 소통할 문화적 도구로서의 영화, 뮤지컬, 잡지 등에 대한 이해도 쉬운 것은 아니다. 더욱이 문화선교는 아는 것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알고 느끼고 실천하는 것들을 소통해야 하는 것이기에 소통의 기술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문화선교는 복음과 문화현장 및 문화도구에 대한 이해와 함께, 소통을 위한 열정과 기술과 재정적 뒷받침을 함께 요구한다.


문화선교의 다양한 영역 중 문서선교로서의 잡지 발행은 나름대로의 차별성을 가진다. 매우 매력 있는 일이지만 그만큼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사역이다. 무엇보다도 잡지 발행을 위하여 애쓰는 사역자들의 노력은 헌신을 넘어서 희생을 요구할 때가 많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왜 우리는 문화선교를 하는가? 왜 잡지를 발행하는가? 우리가 선물로 허락하신 다양한 문화를 풍성히 하지 못할 때 그만큼 이 세상은 하나님 나라의 풍성함을 맛보지 못하게 된다. 문화선교에 참여하고, 잡지를 발행하고, 영화와 뮤지컬에 관심하는 것은 그것이 하나님의 축복이기 때문이다. 모든 문화의 영역이 하나님 나라의 영역이며, 하나님께서 그 모든 영역에 우리를 청지기로 초대하셨기 때문에 문화선교는 하나님으로부터의 부르심이며, 곧 축복이다. 그래서 누군가 우리에게 왜 문화선교를 하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빙긋이 웃을 것이다. 그리고 말할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으로부터의 축복이기 때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