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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추천 공연

2013년 1-2월 추천 공연│뮤지컬 <심야식당> 外






뮤지컬 <심야식당>
기간 : 2월 17일(일)까지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02-749-9038)

“다시 찾을 수 있겠지, 그날을~♬” 누구에게나 그날이 있을 게다. 꼭 후회해서 다시 되돌리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그만큼 아련한 여운이 남아 있는 그때 그날들….
보통 사람은 버얼~써 일과를 마치고 난 후 잠이 들 시간, 가게는 문을 연다. 나름 과거의 비밀과 현재의 사연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찾는 이곳은 ‘심야식당’이라 불린다. 자정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이 특별한 아지트에 손님이 오느냐고? 음, 근데 그게 꽤 많이 오더라니까~. 

미주 박스오피스 모조(boxofficemojo.com)의 주말 흥행 기사에는 관객의 남녀 비율과 함께 25세 이상 비중을 나타내는 자료가 덧붙는다. 뮤지컬 <심야식당>은 그 연령층을 기준으로 보면 호불호의 민감한 구분이 생길 수 있는 작품이다. 거기에 ‘바른 생활 새벽(기상)형’ 인간은 모르는 세계를 구성하는 ‘일탈 야간(활동)형’ 인생의 면모가 밝히 드러나니, 그 프로필은 다음과 같다.
밤거리 소식과 동네 동정을 샅샅이 꿰고 있는 소식통인 오래된 노총각 타다시, 겉으론 남자 갈아타는 데 누구보다 동작이 빠르지만 실은 진정한 사랑을 찾는 스트리퍼 마릴린, 선글라스 너머 우수에 찬 눈빛을 지닌 갱 두목 켄자키 류, 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채 사는 게이 바 사장 코스즈, 서로서로 위로하는 개성 만점 노처녀들 오차스케 시스터즈(명란젓, 매실, 연어), 음지에 숨겨진 보석같은 엔카 가수 치도리 미유키 등.
이들에게 주인 마스터는 주린 배와 마음을 모두 채워주는 영양 만점 요리사다. 메뉴는 단 하나지만 손님의 사연이 담긴 주문대로 만들어주니, 탐나는 그 메뉴는 다음과 같다. 문어 모양 비엔나소시지, 계란말이, 달걀 프라이를 얹은 야끼소바, 고양이 맘마, 오차즈케….
눈과 어깨를 땅으로 향하고 들어왔던 이들이 옅은 가로등과 별빛을 향해 고개를 들고 돌아가는 이 신비한 식당은 녹록하지 않은 삶에 지친 이들에게 ‘엄마표 박카스’가 되어 준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작곡가 김혜성의 음악은 이채롭다. 뮤지컬이라기보다는 음악 드라마라고 부르는 게 나을까? 심야식당의 음식이 자극적이지 않듯 그의 음악도 관객을 억지로 흥분하게 하지 않는다. 호수의 물결 같은 선율에 대사를 살짝 얹은 느낌의 자연스러움을 고수한다. 물안개처럼 기억의 언저리에서 가물가물거리는 멜로디가 간지럼을 일으킨다.
내로라하는 연기 고수들이 포진했다. 너나 나나 노래도 잘한다. 자칫 너무 담백할 뻔한 극에 류의 부하인 켄 역과 멀티맨으로 무표정 끼를 마구마구 발산해주는 박정배의 존재는 상상 그 이상이다. 첫 무대라 초반 노래와 음향의 밸런스가 안 맞아 가사 전달이 전혀 안 되었다는 사실을 반성하고 있을 터이니, 이제 조이고 덧칠하며 극을 견고히 만들어 갈 것을 기대한다. 드라마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아베 야로의 베스트셀러 만화 <심야식당>을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뮤지컬로 옮긴 것은 어쩔 수 없는 정서적 공감에 기인한다. 신주쿠 밤 골목은 서울 번화가의 한 골목이고, 거기 구석진 곳에 앉아 나만의 메뉴를 주문하고 과거를 오물오물 씹고 있는 손님은 바로 우리, 그대이며 나다. 글 박주철(전천후문화반응자)


뮤지컬 <완득이>
기간 : 3월 23일(토)까지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02-2250-5900)

까칠 십대 완득이와 숙적 담임 똥주가 으르렁거리는 생활 코미디를 무대에서 보는 맛은 어떨까? 베스트셀러와 대박 흥행 영화, 원투 펀치에 이어 이제 뮤지컬로 전 장르를 초토화 하려는 완득이의 도전이 야심차다. 창작 팩토리 우수 작품 제작 지원작인 <완득이>는 박기영과 김조한의 공동 작곡 참여와 함께 대학로 최고의 시설을 자랑할 홍익대 아트센터의 개관 작품이라는 프리미엄으로 찾아간다.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
기간 : 2월 24일(일)까지
장소 : 컬처스페이스 엔유 (1588-0688)

귀요미 베이글녀 키사라기 미키짱에 열광했던 개성 만점 삼촌 팬들이 그녀의 1주기 추모식에 모여 미스터리 코미디를 펼친다. 2011년 초연, 2012년 4월 앵콜에 이은 세 번째 공연은 반전에 맞선 반전이 선사하는 기발한 폭소로 무장했다고 전해진다. 국내 최고 일본 연극 전문가인 이해제의 연출과 환상 팀워크로 뭉친 세 삼촌팀을 골라 보는 재미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