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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동선예감

물을 나르는 아이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촬영하기 위해 에티오피아를 방문하였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작은 마을 우물가를 찾아갔습니다. 우물가 입구엔 에티오피아어로 “물은 생명이다”라는 의미심장한 글귀가 쓰여 있었습니다. 외지인의 방문에 우물가의 잠겨있는 자물쇠가 풀렸고 아이들에겐 소중한 물을 마음껏 즐길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아이들은 신 나게 물을 만지고 마시고 얼굴을 적시었습니다.
이때 떠오른 질문이 있었습니다.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에티오피아의 메마른 아이에게 평생 처음으로 흙탕물이 아닌 정수된 1 갤런의 우물물이 주어졌을 때와 서울의 부유한 가정 아이에게 아이의 비만을 걱정하는 엄마가 아이가 달라고 조르는 콜라 대신 에비앙 생수 한 통을 주었을 때, 어느 쪽이 더 행복에 가까운 것일까?”
행복은 지구 상의 모든 존재를 평등하게 축복하고 있었습니다. 어리석은 인간이 눈치채지 못할 뿐이겠지요.




강제욱|사진작가. 전 세계의 환경 문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국내외의 많은 매체와 함께 일하면 서 환경 문제를 널리 알리고 있으며, 9회의 개인전과 30여 회의 그룹 전시회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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