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문화 다이어리

1주 5.1 ~ 5.4
연극 <크라이스 앤 위스퍼스>
5월 2일(목) ~ 5일(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잉그마르 베르히만은 작가 색이 뚜렷한 예술영화 감독으로 잘 알려졌지요. 신과 인간과 죽음에 관한 치열한 탐구가 절제된 영상미와 대사로 옮아가서, 잘 모르고 보면 졸기 딱 좋은, 약간은 어렵고 묵직한 영화입니다. 빨간 방에서 네 여인의 욕망이 분출하는 영화 <크라이스 앤 위스퍼스>가 연극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루마니아의 연출가 안드레이 서반이 클루지 헝가리어 극단과 만들어낸 이 작품은 베르히만의 이야기를 루마니아 정서에 덧씌워 만날 기회를 줄 겁니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욕망의 세계, 저도 참 궁금한 데요?

2주 5.5 ~ 5.11
청춘페스티벌
5월 11일(토) 11시 30분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강연기획사 마이크임팩트가 준비한 신개념 강연 페스티벌이 5월 한강에서 열리네요. 콘서트가 아니라 강연이라니, 낯설기도 하지만 그만큼 기대되는 시간이기도 한데요. 5월의 한강에서 불어온 강바람을 맞으며, 강연을 듣는 겁니다. 김강우, 정준하, 이루마, 김주하, 김영하 등 내로라하는 강사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봄바람에 양껏 들뜬 마음을 차분히 자리 잡아 줄지 모르죠. ‘네 멋대로 해라’라는 주제에 맞게 자신의 ‘멋’을 멋지게 풀어줄 강연자들의 이야기!

3주 5.12 ~ 5.18
서울재즈페스티벌2013
5월 17일(금), 18일(토)
올림픽공원 잔디마당

난 재즈는 잘 모르는데? 괜찮아요. 매체를 통해 친숙하게 들었던 인디밴드 10cm와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 모델뿐 아니라 뮤지션으로 활동 중인 장윤주, 기타리스트 박주원도 만날 수 있고요. 데미안 라이스와 미카, 제프 버넷 등 유명한 해외뮤지션도 만날 수 있습니다. 잘 모르겠다고요? 그러면 좀 어때요. 잔디밭에 앉아 따스한 봄바람을 쐬다가 스윙, 스카, 빅밴드, 팝재즈 등 다양하고 폭넓은 재즈를 즐기면 되는 겁니다. 비가 와도 우비를 입고 들으면 되는, 재즈만큼 자유롭고 여유 넘치는 주말을 즐기자고요.

4주 5.19 ~ 5.25
2013 뮤지컬 <스팸어랏>
5월 21일(화) ~ 9월 1일(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스팸메일의 스팸이란 말이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아시나요? 영국의 전설적인 코미디 그룹, 몬티파이톤의 짧은 코미디 영상입니다. 끝도 없이 ‘스팸’을 외치는 그 영상을 본다면, 정확한 뜻은 몰라도 ‘스팸’이 왜 ‘스팸’인지 알게 되지요. 몬티파이톤의 짧은 영상이 단타로 치고 빠지는 코미디라면, 장편 극영화는 몬티파이톤 코미디의 정석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옴니버스식의 영화 <삶의 의미>도 시니컬한 유머가 가득하지만, <성배>는 허를 찌르는 발랄함이 있죠. 바로 그 영화 <성배>가 뮤지컬로 무대에 오릅니다. 아더 왕이 성배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영국식으로 제대로 비틀어 놓은 몬티 파이톤의 위트가 한국에는 또 어떻게 전해질까요?

5주 5.26 ~ 6.1
시나위프로젝트2
5월 31일(금) 오후 8시
KB 청소년 하늘극장

지난 호 ‘국악의 숲을 거닐다’로 시나위가 ‘즉흥’의 매력을 지녔다는 걸 배웠으니 이제 들으러 가봐야 겠죠?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시도하는 시나위 프로젝트는 피아니스트 임동창과 판소리 명창 한승석, 거문고 허윤정, 재즈 듀오 박재천&미연, 아쟁 이태백 등 탄탄한 실력을 갖춘 연주자와 작곡가 등이 한데 모여 각자의 스타일을 한껏 살린 즉흥을 들려줄 겁니다. 두 번째인 만큼 첫 공연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했을 테니, 우리는 그저 듣고 즐기면 되겠네요. 재즈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컨템포러리 시나위를, 지붕 없이 뻥 뚫린 하늘 극장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