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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2013 09-10 가을밤, 물들다

가을밤, 물들다 5│도심 속 밤 콘서트, 우리 동네 카페 콘서트 - 샴스미디어, 우리동네카페콘서트


사상의 발전과 철학의 깊이를 더한 곳이 카페라면 무리일까. 노래와 공연이 카페를 통해 발전을 이루었다면 억측일까. 짐짓 카페(café)는 철학의 장소였고, 연극의 장소였고, 노래의 장소였다. 그곳은 가히 아고라였고, 시민 광장이었다. 지역 문화에 영향을 주고 받는 곳이 카페라는 유연한 장소였다. 
우리 사정으로 끌어들여다 본다면, 풍류의 장소였던 정자일 수도 있겠다. 그 정자에서 시대를 풍자하는 시조가 나왔고 사조가 흘렀으며, 기악은 합을 이루었다. 
놀고 있는 베짱이라고 비천하게 일컫는 잘못된 식민사관의 평가 잣대로 쉽사리 재단하기에 그곳은 문학과 사조와 철학과 예술, 문화가 춤을 추는 장소였다. 소통의 장소로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일차 접근 장소 등 여러 이유로 교회 내 카페 공간이 꽤 많다. 
그 지역 공간을 찾아가 콘서트를 여는 샴스미디어의 우리동네카페콘서트를 만나보았다.김준영·사진 제공 샴스미디어




가까이 소통하며 조금씩 다가가다
홍대를 가끔, 그것도 아주 가끔 걸을 일이 있어 걷다 보면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라이브 음악을 흔하게 들을 수 있다. 생 음악을 어느어느 어두컴컴한 곳에 가서야 들을 수 있던 시절이 지나고 지금은 카페 공연 형태로 건전하고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다 보편성까지 지니고 있다. 버스킹으로 시작해서 무대를 만들 수 있는 카페 안으로, 그 후 공연 무대로 진출하고, 매체에서 주목하고 인기를 얻는 음악인들이 이제 새롭지 않을 정도다. 아직까지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일반인 대상의 오디션 프로그램 못지않게 대중에게 음악으로 소통하고 말을 걸 수 있는 아주 좋은 과정이라 하겠다.
그만큼 음악을 대하는 대중도 그에 맞게 변화를 맞은 것이다. 교회 문화가 변화 속도가 더디다 하여도 그 안에 음악을 듣고 찾고 부르는 환경도 많이 변했다. CCM 1세대라고 부를 수 있는 복음성가 스타들은 MR이라는 방식으로 2000년도 전까지 각종 예배와 집회 자리에서 노래를 불렀다. 실제 샴스미디어에서 제작한 워킹의 ‘기대’라는 곡도 전국 교회를 헬기 타고 다닐 정도로 바쁘게 찾아 다녔다. 그 후 2000년도에 접어들며 한국 교회 지형은 워십 형태로 변화를 맞았고, 얼마 전부터는 기독교 내에도 어쿠스틱 음악을 하는 이들이 한둘씩 생겨났다. 아직도 이들은 수입도 적고 설 자리도 흔하지 않지만 그들을 찾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노래를 부른다. 이들에게 대중의 취향에 맞게 노래할 자리를 마련하자는 취지로 시작한 것이 ‘우리동네카페콘서트’다. 
“제가 원래 음반 유통과 제작을 했었거든요. 일반 대중 음악도 함께요. 그러다가 가만히 보니까 우리 기독교 안에도 음악 관련 직업군이 아주 다양하고 많아졌더라구요. 그런데 그들이 자신의 노래를 할 자리가 없는 거예요. 김명식 씨나, 좋은 씨앗 등 오래된 맴버나 새롭게 시작하는 가수들도 설 무대가 거의 사라진 거예요. 그러다 어느날 교회 카페 공간이 제 눈에 들어왔어요. 교회에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카페를 활용하니까, 단지 음료 제공뿐 아니라 콘서트를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 거죠. 그런데 의외로 반응이 좋더라구요.”
샴스미디어 손종혁 대표는 그렇게 작게 시작했다. 노래는 소통의 도구다. 한 소절의 노래로 눈물이 나고, 웃음이 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가장 강력한 위로의 언어가 음악이라고 생각하기에 한 발 더 가까이에서 삶을 나누고 거기서 나오는 노래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다면 당연히 접점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했다.


동네 카페, 밤 콘서트를 이루다
노래하는 이는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무대에서 찾는다. 거기서 강한 카리스마를 경험한다. 그것이 그들 태생의 생김새다. 그리고는 삶에서 음악을 내면으로 확인하기도 하고 외연으로 확장하기도 해서 결국 삶으로 자신이 만들고 부른 음악이 드러나야 한다. 그간 기독교 음악 범주 안에 있던 사람들은 사역자로서 교회 내에서 노래했다. 노래가 설교였고, 호칭은 대부분 사역자로 불렸다. 그러다 조금씩 지형이 바뀌며 일명‘ 교회음악’의 형태도 변화를 이루었다. 그 안에서 노래를 하는 이들이 많아지며 소소하고 일상적이지만 공감가는 삶의 이야기로 모든 이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어쿠스틱 음악이 들리기 시작했다. “저희는 크리스천 음악인들이 자신의 삶을 노래하며 대중에게 더 면밀하게 다가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음악인이고 동시에 삶을 살아가는 한 명의 신앙인이 어떻게 대중을 만날 수 있을까. 우리동네카페콘서트는 그들에게는 이 두 가지에 만족을 주려는 거죠. 그런 과정을 통해 삶에서 나오는 음악과 실력으로 인정을 받아 조금씩 폭을 넓혀 가고요.”
지금까지 20여 회 우리동네카페콘서트를 통해 꾸준히 대중을 만났다. 카페는 장소만 제공하고 일체 모든 장비와 시설까지 샴스미디어에서 제공한다. 그리고는 동네 마실 오듯 교회 카페로 한 두사람씩 모여들어 40-50명이 함께 밤을 음악과 삶으로 물들인다.


도심 속 문화 공간, 우리동네카페콘서트
불교는 자주 산사음악회를 연다. 많게는 한 번에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찰로 들어가서 참석한다. 심지어 두메산골 깊은 곳까지 찾아간다. 참여하는 음악인들도 흔쾌하게 노래하고 관객 또한 만족도가 높다. 각 사찰이 꽤 많은 관심을 두어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각 지자체와 손을 잡고 진행한다.
“사실 교회는 도심 속 문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죠. 얼마나 교회가 많아요. 그런데 제대로 소통하고 나누지 못하는 것 같아요. 작지만 우리가 하는 이런 콘서트를 열고 진행하는 것이 이런 환경에서 쉽지 않습니다. 이해하도록 설명해야 하는 대상이 교회에는 너무 많구요. 특히 담임 목사님들께서 움직여 주시면 좋겠는데 말이죠. 문화선교라는 구호는 즐비한데 정작 재정적 지원을 하는 교회는 그리 많지 않아요.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직원들한테 이렇게 말했어요.‘ 올해 이 콘서트를 기획했으니 올해 말까지는 끌고가자’라고요.”
힘들고 어려운 지평이지만 그들은 조금씩 자신의 방법으로 기독교 문화의 지형을 바꿔보고 싶다고 말한다. 기독교 문화와 세상 문화를 나누어 서로 상충하는 관점으로 상대를 정죄하는 분위기를 그들은 바꿔보고 싶다. 이렇게 동네교회에서 콘서트를 통해 대중성을 조금씩 확보하면 어느 무대이건 흔들림 없이 자신의 노래를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관객은 가까이서 뮤지션을 접하며 삶과 노래의 일치를 맛보며 흥겨워한다. 그것을 여과 없이 주고 받을 수 있는 콘서트, 우리동네카페콘서트가 지속하기를 기대해 본다.


자세한 정보를 얻으려면 블로그 blog.naver.com/psalmsmedia로 가보자. 꼼꼼히 챙겨서 직접 콘서트를 여는 카페로 가보셔도 좋겠다. 
샴스미디어 공식 홈페이지 : psmedia.co.kr
유튜브에서 ‘우리동네카페콘서트’로 검색하면 질 좋은 공연 영상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