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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소가 마시면 젖이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헤르메스 김

만일 자신이 지역 명조차 모르는 어느 시골의 허름한 문방구 같은 곳에서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는 세계적인 유명 인사를 만났다면, 그 순간을 진정한 현실로 인정할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주인공이 외딴 해변에서 세계적 갑부로 유명한 선박 왕 오나시스와 조우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당신이 그 날, 그 해변가에서, 이 늙고 초라해 보이는 노인을 만난다면,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와 마리아 칼라스의 남편이자 세계 최고의 부자 반열에 오른 선박 왕 오나시스라고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이 그 노인에게 베푼 작은 친절이, 훗날 선박 왕 오나시스를 넘어서는 부와 명예를 얻게 해준 놀라운 보물 경전 캅베드의 비밀을 당신에게 가져다주기 전까지는 말이다.
카발라 경전의 ‘공경’부분을 인용하여, 누구나 알고 있는 선박 왕 오나시스의 삶을 이야기하는 이 팩션(faction)은 읽는 사람에 따라 무한감동의 어드벤처 소설일 수도 있고, 선박 왕 오나시스의 위인전일 수도, 혹은 심오한 철학서나 재밌는 신학서, 또는 자기 계발서일 수도 있다. 캅베드란 자기를 낮추어서 일을 공경하고, 다른 사람을 공경하는 것과 자기 자신을 공경하는 것이 부와 명예와 권력의 근원이 된다는 뜻이다. 대상을 공경함으로써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원리를 단계적으로 잘 설명해 준다. 그러나 이 책의 처음과 끝 부분에서 말하는 것처럼, ‘물은 소가 마시면 젖이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는 진리를 덧붙여서 말이다. 저자는 어쩌면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어서 오히려 잊기 쉬운 진리 ‘이웃사랑’과 ‘공경’이라는 두 단어가 어떻게 인생 성공의 열쇠가 되는지를 ‘선박 왕 오나시스’의 이야기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나는 이 책을 자기계발서로 읽은 것 같다. 가끔 접하는 성현이나 위인들의 말씀들(산이 물인지, 물이 산인지, 혹은 무언지 알 수 없는 뜬구름 잡는 우주의 원리나 진리를 다루는)처럼 나 같은 범인은 도통 그 뜻을 가늠하기 어려운 말들 혹은 책 보다는, 구체적이고 쉽게 알아들을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이 책을 여러 번 읽으면 읽을수록 책 속에서 드러나는 저자 헤르메스 김의 심오하고 따뜻한 그 철학적 깊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잇따른 유명인들의 자살, 경제적 불황으로 인한 불안과 걱정, 인간관계에서의 믿음과 신뢰가 얄팍해져 흉흉해진 오늘. 나를 우선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더 크게 신을 사랑하는 충만한 삶을 꿈꾸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신 아래 내가 존재하고, 신 앞에서 착하고 성실한 나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 와 자신감을

조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