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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추천 영화

꿈꾸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순간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invictus)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 모건 프리먼, 맷 데이먼

2010년은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 공화국 전 대통령의 출소 20주년을 맞는 해로, 연초부터 여러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정작 본인은 모든 정치적 활동을 중단한 상태이지만, 그의 업적을 기념하고 더욱 확대시켜나가고자 하는 움직임이 다시금 일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는 그러한 움직임의 일환으로서, 만델라의 노련한 스포츠 정치학을 보여준다. 최근 <그랜 토리노>, <체인질링> 등을 통해 인종차별의 실상과 권력의 횡포를 고발해왔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이 영화에서 다시 한 번 근작들과 상통하는 작가정신을 발휘했다. 남아공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다가 반역죄로 체포되어 26년간 복역 후 출소,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기까지 만델라의 인생은 픽션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인빅터스>는 그 중에서도 만델라가 대통령 재임 당시, 최악의 럭비팀 ‘스프링 복스’를 럭비 월드컵에서 우승하도록 지원함으로써 백인과 흑인의 화합을 이룬 사건을 다루고 있다. 정권이 바뀔 당시만 해도 남아공의 흑인들은 대부분 백인들로만 구성된‘ 스프링 복스’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럭비 월드컵이 진행될수록 점차 마음을 열고 백인들과 함께 응원하게 된다. 젊은 세대라면 대부분 어릴 때부터 차별이 갖는 모순과 공포에 대해 교육받아왔겠지만, <인빅터스>는 여전히 우리 안에 자리 잡고 있는 편견과 불관용을 돌아보게 만든다. 타자에 대한 막연한 불신과 공포가 인간의 한계에서 비롯된다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기제는 반복적인 성찰 밖에 없다.
이 영화는 그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희망을 보여주고, 쏠쏠한 감동까지 덤으로 남긴다. 기존의 영화들이 어느 한 쪽을 피해자로 설정했던 것과는 달리 용서와 화합을 강조한 점도 새롭다. 흑인 대통령은 백인들의 권익을 빼앗는 대신 흑인 정권하에서 심화되고 있던 여러 인종들 간의 긴장감을 해소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백인 감독은 그 지난한 과정과 놀라운 결과를 감격적으로 묘사했다. 그들이 꿈꾸었던 기적은 럭비 월드컵 우승이 아닌, 흑인과 백인이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경기장의 풍경 그 자체였던 것이다.
넬슨 만델라, 인종차별주의, 스포츠 등 여러 굵직한 소재를 완전히 조화시키지 못해 후반부에서 힘이 떨어져버린 구성이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인빅터스>는 빠르게 다민족화 되어 가고 있는 한국의 실정에서 꼭 한 번쯤 상고해야할 주제를 던져준다. 과연 우리에게는 범인류적인 평등과 화합을 위한 실천적 테제가 있는가. 굳이 탁월한 지도자나 스포츠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꿈꾸는 자들에게 찾아올 기적의 한 때를 간절히 기다린다. 글 윤성은


러블리 본즈(The Lovely Bones)
감독 : 피터 잭슨
주연 : 마크 월버그, 레이첼 와이즈

이웃집 남자로부터 살해당한 소녀가 내레이터로 등장하는 독특한 형식의 영화다. 열 네 살의 수지는 그토록 꿈꿔왔던 첫 데이트를 앞두고 살해당한다. 전체적으로 영화를 관통하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아름답게 창조해낸 사후세계의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죽은 자와 산 자의 교감을 애절하게 그려낸 피터 잭슨 감독의 신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
감독 : 팀 버튼
주연 : 미아 와시코우스카, 조니 뎁, 앤 해서웨이

이제는 열 아홉의 숙녀가 된 앨리스가 또 다시 이상한 나라를 여행하게 된다. 티타임을 즐기고 있던 모자 장수와 친구들은 앨리스를 기억하고 환영해 주지만 점점 독재자 붉은 여왕의 공포가 엄습해오는데…. 원작을 뛰어넘는 팀 버튼감독 특유의 환상적 세계가 펼쳐진다.


예언자(A Prophet)
감독 : 자크 오디아르
주연 : 타하 라힘, 닐스 아르스트럽

어릴 때부터 소년원에 들락거리던 열아홉 살의 말리크는 급기야 6년 형을 선고받는다. 그러나 그는 교도소 안에서 인생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 둘 체득해나간다. 어리숙하던 말리크가 살벌한 지하 세계에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그린 갱스터 성장 영화로 2009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